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는 9일 같은 반도체 업종 안에서도 엇갈린 흐름을 보였고, 개인 투자자의 대규모 매도 물량을 기관과 외국인이 받아내는 장세가 펼쳐졌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0.18% 오른 27만8천원에 거래를 마쳤다. 출발은 강했다. 주가는 장 초반 3.96% 오른 28만8천500원으로 시작해 한때 29만원까지 올랐지만, 이후 매도세가 거세지면서 정오 무렵에는 26만7천500원까지 밀렸다. 장중 낙폭이 4%에 가까웠다가 막판에 다시 상승 전환한 셈이다. 반면 SK하이닉스는 하루 종일 상대적으로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며 5.30% 오른 218만6천원에 마감했다. 장 초반에는 227만원까지 치솟아 상승률이 9.34%에 이르기도 했다.
이 같은 움직임에는 미국 증시의 반도체 반등 분위기가 배경으로 작용했다. 간밤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1.09%, 스탠더드앤드푸어스 500 지수는 0.28% 내렸지만,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0.20% 올랐다. 특히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2.2% 급등했다. 최근 반도체주 조정이 지나쳤다는 인식 속에 저가 매수세가 유입됐고, 브로드컴이 애플과 300억달러 규모의 반도체 공급 계약 확대 소식에 4.8% 오르는 등 업황 기대를 자극하는 재료도 더해졌다. 국내 반도체주 역시 이런 영향을 받아 장 초반 강세를 보였지만, 투자 주체별 매매가 주가 흐름을 갈랐다.
국내 시장에서는 개인 투자자의 투매 성격 매도가 지수를 눌렀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개인은 홀로 1조3천307억원어치를 순매도했고,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천461억원, 1조2천879억원을 순매수했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포함된 전기·전자 업종에서 개인은 1조763억원을 집중적으로 팔아치웠다.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이 업종에서 각각 1천585억원, 1조326억원을 순매수했다. 최근 주가가 고점 대비 큰 폭으로 밀린 뒤 개인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된 반면, 기관과 외국인은 가격 조정 구간을 매수 기회로 본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전날 종가 기준으로 삼성전자는 6월 19일 기록한 전고점 37만4천500원보다 25.9% 낮았고, SK하이닉스는 6월 25일 전고점 298만7천원보다 30.5% 떨어진 상태였다. 이날 기관 순매수 상위 종목 1위는 SK하이닉스로 8천952억원, 2위는 삼성전자로 3천113억원을 각각 순매수했다.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2천426억원 순매수해 가장 많이 사들였지만, SK하이닉스는 4천426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SK하이닉스가 미국 주식예탁증서 상장을 하루 앞두고 기대감을 반영해 급등한 점을 감안하면, 외국인은 차익 실현에 나선 반면 기관은 추가 상승 가능성에 무게를 둔 것으로 볼 수 있다.
결국 이날 반도체주는 해외 업황 기대와 국내 수급 불안이 한꺼번에 부딪히는 모습을 보였다. 같은 업종 안에서도 삼성전자는 변동성이 크게 나타났고, SK하이닉스는 상장 기대를 발판으로 상대적 강세를 유지했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미국 반도체주 분위기, 개인 투자자의 매도 진정 여부, 그리고 기관·외국인의 저가 매수 지속 가능성에 따라 좀 더 뚜렷한 방향성을 드러낼 가능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