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의 미국주식예탁증서 공모에 예상 물량의 7배가 넘는 주문이 몰리면서, 이번 자금 조달이 해외 기업의 미국 증시 상장 사례 가운데 손꼽히는 대형 거래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커졌다.
블룸버그 통신은 8일(현지시간)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이번 수요예측에서 강한 투자 수요가 확인됐다고 전했다. 미국주식예탁증서(ADR)는 한국에 상장된 기업 주식을 미국 투자자들이 현지 시장에서 쉽게 사고팔 수 있도록 만든 증서다. 해외 투자자 입장에서는 한국 증시에 직접 접근하지 않고도 반도체 대표 기업인 SK하이닉스에 투자할 수 있다는 점이 관심을 끈 것으로 보인다.
이번 공모에는 글로벌 장기투자 펀드와 기술 분야 전문 펀드, 국부펀드, 아시아 전문 글로벌 투자자 등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단기 차익을 노리는 자금뿐 아니라 중장기 관점에서 반도체 산업 성장성을 높게 보는 기관투자가들도 대거 뛰어들었다는 뜻으로 읽힌다. 특히 인공지능 확산으로 고대역폭메모리(HBM)와 서버용 메모리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는 상황에서, SK하이닉스가 글로벌 메모리 시장의 핵심 공급자로 평가받고 있다는 점이 흥행 배경으로 꼽힌다.
공모가는 8일 중 확정될 예정이며, 만약 8일 종가인 207만6천원을 기준으로 가격이 정해지면 조달 규모는 245억달러, 한화 약 37조1천400억원에 이른다. 이 경우 외국 기업의 미국 상장 기준으로는 알리바바의 250억달러에 이어 역대 2위 수준이 된다. 회사가 한 번에 확보하는 자금 규모가 매우 큰 만큼, 향후 반도체 생산능력 확대나 첨단 공정 투자, 연구개발 재원 마련과 같은 전략적 활용 가능성에도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ADR은 10일 나스닥에서 임시 거래를 시작하고, 13일부터 정규 거래로 전환된다. 이번 흥행은 미국 자본시장에서 한국 반도체 기업에 대한 평가가 상당히 높다는 점을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된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 반도체 업황과 인공지능 투자 사이클이 이어지는 동안 SK하이닉스의 해외 자금 조달 여건과 기업가치 평가에 계속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