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 거래가 크게 늘면서 주요 증권사들이 2026년 2분기에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낼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주가 상승과 거래대금 확대가 위탁매매 수수료를 끌어올렸고, 개인투자자 자금 유입이 자산관리 부문 판매 증가로 이어지면서 증권사 전반의 수익 기반이 넓어졌다는 평가다.
신한투자증권은 10일 이런 내용을 담은 분석을 내놨다. 임희연 연구위원은 현재 증권주 주가가 실적 개선 속도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봤다. 그는 실적과 업황, 향후 주가 상승 동력까지 감안하면 증권업종의 기업가치가 지나치게 낮게 평가된 구간이라고 진단했다. 실제로 사상 최대 수준의 증시 활황이 이어지고 있지만, 주가순자산비율(PBR·주가를 순자산으로 나눈 값)은 여전히 지난해 말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설명이다.
2분기 실적 개선의 중심에는 거래대금 증가가 있다. 신한투자증권에 따르면 국내 주식 일평균 거래대금은 118조원으로 전 분기보다 약 40% 늘었다. 고객예탁금과 신용공여 잔고도 함께 증가해 브로커리지, 즉 투자자의 주식 매매를 중개하고 받는 수수료 수익이 확대된 것으로 분석됐다. 여기에 리테일, 다시 말해 개인고객 거래가 활발해지면서 자산관리(WM) 부문의 금융상품 판매도 늘어 수수료 수익 증가에 힘을 보탰다. 거래가 살아나면 증권사는 매매 중개뿐 아니라 펀드·채권·랩어카운트 같은 상품 판매에서도 추가 수익을 얻는 구조다.
다만 모든 부문이 좋아진 것은 아니다. 투자은행(IB) 부문은 대형 기업공개(IPO)가 많지 않은 데다 중복상장 규제 영향까지 겹쳐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채권운용 부문도 금리 상승 영향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금리가 오르면 기존에 보유한 채권 가격이 떨어져 평가손실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회사채 발행시장(DCM) 역시 높은 금리 부담으로 기업들이 발행 시점을 미루는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비시장성 투자자산의 평가손익과 환차손익도 실적의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증권사별로 보면 미래에셋증권의 2분기 순이익은 1조7천293억원으로 시장 전망치를 30.1% 웃돌 것으로 추정됐다. 한국금융지주는 9천302억원으로 18.5%, 키움증권은 5천607억원으로 14.8%, 삼성증권은 5천138억원으로 10.9%, NH투자증권은 4천850억원으로 7.3% 각각 시장 전망치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미래에셋증권은 해외 계열사를 포함한 전 사업 부문의 고른 실적 개선과 스페이스엑스 관련 평가이익 반영이 주목됐다. 한국금융지주는 계열사가 보유한 자산의 평가이익이 실적 변수로 꼽혔고, NH투자증권은 최근 4천억원 규모 증자를 바탕으로 신용공여 확대 효과가 기대된다는 분석이 나왔다.
신한투자증권은 이런 흐름을 반영해 증권업종에 대한 투자의견으로 비중확대를 유지하고, 한국금융지주와 키움증권을 최선호주로 제시했다. 임 연구위원은 단기적으로는 시장 호조에 연동된 이익으로 보일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자본 축적을 통해 사업 기반을 키우고 구조적인 이익 창출력을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거래대금이 늘어나는 구간에서는 개인고객 기반이 두터운 증권사가 더 큰 수혜를 볼 가능성이 있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도 증시 활황이 이어지는지, 금리와 기업공개 시장이 얼마나 회복되는지에 따라 증권사 실적의 방향이 갈릴 가능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