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원 민주당이 암호화폐 시장 구조에 대한 자체 입법 프레임워크를 공개하면서, 공화당과 차별화된 입법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이번 제안은 소비자 보호와 불법 활동 차단을 핵심 과제로 삼고,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의 규제 권한을 명확히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여야 간 협력 필요성이 거론되는 가운데, 암호화폐 업계는 이 논의의 향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2명의 민주당 상원의원이 주도한 이 프레임워크는 디지털 자산 시장의 복잡성과 기술의 진화를 반영해 장기적인 입법 과정을 염두에 두고 마련됐다. 발표문에서 의원들은 "수백만 명 미국 국민의 자산을 보호하기 위해 명확한 규칙을 마련할 책임이 있다"며, 정당과 무관한 초당적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암호화폐가 정치인과 그 가족의 사적 이익이나 불법 자금 유통 수단으로 악용되는 것을 방지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같은 접근은 공화당이 지난 9월 5일 공개한 입법안 초안과 유사한 점이 있지만, 법안 추진 일정과 정치적 역학 측면에서 차이가 크다. 공화당은 오는 10월 은행위원회를 통과시키고, 11월 안에 농업위원회를 거쳐 2026년까지 법제화를 완료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민주당은 신중하고 보다 포괄적인 협의 과정을 지향하고 있다. 은행위원장을 맡고 있는 공화당의 팀 스콧 상원의원은 지난달 최소 12~18명의 민주당 의원이 공화당 버전에 동의할 것이라고 전망했지만, 실제 협력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한편, 암호화폐 거래소 제미니가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미국 증시 운영사인 나스닥($NDAQ)을 전략적 투자자로 유치한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나스닥은 제미니의 수탁 및 스테이킹 서비스를 활용하기 위해 협력 관계를 맺고, IPO 동시 진행되는 민간 배정 방식으로 5,000만 달러(약 695억 원)를 투자할 예정이다.
제미니는 IPO를 통해 최대 3억 1,700만 달러(약 4,411억 원)를 조달할 계획이며, 이번 투자 유치로 기관 대상 서비스 경쟁력이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양사는 상호 서비스를 통합하는 파트너십도 구상 중이다. 이를 통해 제미니 고객은 나스닥의 거래담보 추적 플랫폼인 칼립소(Calypso)를 활용할 수 있고, 나스닥은 제미니의 디지털 자산 인프라를 확보하게 된다. 이번 협력은 지난 월요일 나스닥이 토큰화 증권 사업 확장 계획을 발표한 직후 공개돼, 디지털 금융 시장 진입 가속 의도로 해석된다.
이와 동시에, 탈중앙화 거래소 하이퍼리퀴드(Hyperliquid)가 개발 중인 스테이블코인 USDH 발행을 둘러싼 주도권 경쟁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전 메이커(Maker)로 알려진 크립토 프로토콜 스카이(Sky)는 지난 9일 USDH 플랫폼 구축 및 운영을 위한 다섯 번째 입찰자로 합류하며 경쟁에 불을 지폈다. 공동 창업자인 룬 크리스텐슨(Rune Christensen)은 USDH에 대해 연 4.85% 수익률을 제공하겠다는 계획과 함께 다중체인 호환성 및 미국 법률 규제 대응 설계까지 포함한 포괄적인 제안을 제시했다.
USDH는 하이퍼리퀴드 생태계를 안정적으로 구성할 핵심 자산으로, 커뮤니티 기반 입찰을 통해 최적의 파트너를 선정하는 방식이 특징이다. 이처럼 스테이블코인을 둘러싼 거버넌스 경쟁이 가열되면서, 향후 하이퍼리퀴드의 프로토콜 발전 방향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암호화폐 시장 전반에서 새로운 스테이블코인 경쟁 구도와 제도권 진입에 대한 협상이 동시에 전개되며, 업계는 각국 입법 속도와 기업 제휴 전략에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