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예측시장 플랫폼 칼시(Kalshi)의 스포츠 이벤트 계약을 둘러싼 연방·주 규제 충돌이 다시 커졌다. 제9연방항소법원이 28일 칼시의 스포츠 계약에 네바다주 게임 규제를 적용할 수 있다고 판단하면서다.
데이비드 슈워츠(David Schwartz) 리플(Ripple) CTO 명예직은 엑스(X)에서 이번 논쟁과 관련해 “부정확해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핵심이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의 포괄 권한이 아니라 의회가 거래소 상장 계약을 통한 도박 규제 권한을 위임했는지에 있다고 봤다.
이번 판결의 직접 쟁점은 칼시의 스포츠 이벤트 계약이 상품거래법상 ‘스왑’에 해당하는지였다. 제9연방항소법원은 해당 계약을 스왑으로 보지 않았고, 이에 따라 네바다주가 게임 규제를 적용할 수 있다는 하급심 판단을 일부 유지했다. 선거 계약 쟁점은 추가 판단을 위해 하급심으로 돌려보냈다.
칼시는 CFTC에 등록된 지정계약시장(DCM)에서 이벤트 계약을 제공한다는 점을 들어 연방 규제가 주 규제에 우선한다고 주장해 왔다. 반면 네바다 Gaming Control Board는 2025년 3월 4일 칼시에 영업 중지 서한을 보내 칼시가 무허가 스포츠북처럼 운영되고 있다고 문제 삼았다.
지정계약시장은 CFTC 감독 아래 선물·파생상품 계약을 상장할 수 있는 거래소를 뜻한다. 예측시장은 선거, 스포츠 경기, 경제지표, 가상자산 가격대처럼 특정 사건의 결과를 계약 형태로 사고파는 구조다. 같은 계약을 금융상품으로 볼지, 주별 도박 규제 대상으로 볼지가 칼시 사건의 핵심이다.
CFTC는 2월 17일 성명에서 예측시장과 이벤트 계약을 포함한 상품파생시장에 대한 배타적 관할권을 재확인했다. CFTC는 이벤트 계약이 위험 헤지와 정보 반영 기능을 갖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제9연방항소법원은 스포츠 계약에 대해서는 이 논리를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항소법원 판단은 갈렸다. 제3연방항소법원은 4월 6일 뉴저지 규제당국이 칼시의 스포츠 이벤트 계약을 막을 수 없다고 판단했다. 같은 칼시 스포츠 계약을 두고 제3연방항소법원과 제9연방항소법원이 다른 결론을 내리면서 예측시장 규제 권한을 둘러싼 법적 충돌은 더 뚜렷해졌다.
법률가 다니엘 월락(Daniel Wallach)은 같은 엑스 대화에서 CFTC의 규칙 제정이 중대문제 원칙 때문에 성립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슈워츠는 이에 맞서 쟁점을 좁혀 봐야 한다고 반박했다. 두 발언은 모두 SNS 논평이며 법원 판단은 아니다.
중대문제 원칙은 경제·정치적으로 중대한 사안을 행정기관이 규제하려면 의회의 명확한 위임이 필요하다는 미국 행정법 원칙이다. 월락은 예측시장 규제 권한을 이 원칙으로 봐야 한다는 쪽에 서 있다. 슈워츠는 전통 스포츠북과 거래소 기반 상품을 같은 틀로 묶기 어렵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칼시는 27일 공식 글에서 20개 주가 예측시장 관련 소송에 참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회사는 주별 규제보다 전국 단위 프레임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다만 법적 분열이 ‘거의 50대 50’이라는 표현은 칼시 측 주장이다.
예측시장 사업자에게 이번 판결은 스포츠 계약의 법적 지위가 지역별로 달라질 수 있다는 신호다. 연방 단일 규제 체계가 유지되면 전국 단위 상품 설계가 쉬워지지만, 주 게임 규제가 병존하면 주별 허가와 제한을 따져야 한다. 칼시가 스포츠 계약을 성장 동력으로 삼아 온 만큼 규제 해석의 차이는 사업 구조와 직결된다.
본지는 앞서 칼시가 스포츠 거래를 앞세워 성장하는 가운데 도박 규제와 내부자 거래 논란을 동시에 맞고 있다고 보도했다. 당시 칼시는 예측시장이 단순 베팅이 아니라 사건 가능성을 가격으로 표시하는 금융시장이라는 입장을 내세웠다.
가상자산 업계가 이 사안을 보는 이유는 폴리마켓(Polymarket)류 예측시장과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폴리마켓은 크립토 기반 예측시장으로, 사건 결과를 거래한다는 점에서 칼시와 같은 규제 질문을 공유한다. 다만 이번 판결은 칼시의 스포츠 계약에 관한 판단이며, 직접적인 토큰 가격 반응은 확인되지 않았다.
한국 투자자에게도 쟁점은 단순한 미국 도박법 문제가 아니다. 예측시장 가격이 선거, 거시경제, 가상자산 이벤트의 확률 지표처럼 소비되는 사례가 늘고 있어서다. 해당 가격이 금융시장 정보인지, 규제받아야 할 베팅 가격인지에 대한 미국 법원의 판단은 관련 서비스의 국내 소개와 활용 방식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남은 절차는 선거 계약에 대한 하급심 판단이다. 스포츠 계약에 대한 항소법원 판단은 나왔지만 선거 계약은 별도로 다뤄진다. 같은 쟁점에서 항소법원 판단이 갈린 만큼 칼시와 주 규제당국의 다음 법적 대응에 따라 예측시장 규제 체계 논쟁은 이어질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