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파리 중심부 개선문 아래 위치한 ‘무명용사의 묘’에서 한 남성이 추모 불꽃을 이용해 담배에 불을 붙이는 모습이 포착되면서, 프랑스 사회에 큰 충격과 분노를 불러일으켰다. 프랑스 정부는 이를 명확한 역사적 상징 훼손 행위로 보고 즉각 법적 대응에 나섰다.
해당 사건은 지난 8월 4일, 관광객들이 집결하는 파리 개선문에서 발생했다. 영상에 따르면 한 남성이 ‘무명용사의 묘’ 앞에서 몸을 숙여 추모 불꽃으로 담뱃불을 붙인 뒤,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자리를 떠났다. 이 장면은 주변 관광객의 휴대전화에 촬영되어 소셜미디어를 통해 빠르게 확산됐고, 온라인에서는 비난 여론이 폭발했다.
‘무명용사의 묘’는 제1차 세계대전 중 전사한 이름 없는 프랑스군 병사들의 희생을 기리기 위해 1920년에 조성된 상징적인 장소다. 묘 아래에는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병사의 유해가 안장돼 있으며, 매일 꺼지지 않는 불꽃이 전사자들에 대한 기억과 예우를 상징적으로 지키고 있다. 이런 이유로 해당 불꽃과 묘역은 프랑스 국민의 역사적 자긍심을 담은 성스러운 공간으로 간주된다.
프랑스 정부도 이 사건을 심각하게 받아들였다. 파트리샤 미랄레스 보훈부 장관은 5일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프랑스의 추모를 조롱하고도 빠져나갈 수는 없다”고 밝히며, 검찰에 수사 의뢰와 강경 처벌 방침을 천명했다. 이어 이날 오후, 프랑스 경찰은 결국 해당 남성을 파리 시내에서 검거했으며, 그는 조사 과정에서 혐의를 모두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브뤼노 르타이오 내무장관도 사건 직후 “이 불꽃은 수백만 명 군인의 희생을 기리는 것”이라며, “역사와 국가에 대한 명백한 모욕”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번 행위는 단순 기물 훼손을 넘어, 국가 상징을 훼손한 범죄로 분류되어 무거운 처벌로 이어질 수 있다.
이 같은 공공 기념물에 대한 경시 행위는 국민 정서와 충돌하면서 사회적 파장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사건이 반복되지 않도록 교육과 경각심 제고가 병행되어야 하며, 앞으로 정부가 역사 유산에 대한 존중을 강화하는 조치를 취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