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텍스트(OpenText)가 1분기 예상치를 밑도는 매출을 보고한 데 이어 대규모 구조조정 확대 계획을 공식화했다. 캐나다 워털루에 본사를 둔 이 기업은 연간 최대 5억 5,000만 달러(약 7,920억 원)의 비용 절감을 목표로 1,200개의 직무를 줄일 예정이다. 이는 지난해 말 발표한 기존 구조조정 계획보다 감축 수준이 800명 더 늘어난 것이다.
이번 발표는 오픈텍스트의 회계연도 기준 3분기 실적 발표와 함께 이뤄졌다. 회사는 3월 31일 마감된 분기 동안 12억 5,400만 달러(약 1조 8,063억 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전년 동기 대비 13% 이상 하락한 수치다. 금융시장 평균 예상치인 12억 8,000만 달러에도 못 미쳤다. 매출 감소의 약 3분의 2는 지난 해 22억 7,500만 달러(약 3조 2,760억 원)에 핵심 메인프레임 소프트웨어 자회사인 AMC 부문을 로켓소프트웨어(Rocket Software)에 매각한 데 따른 것이라고 회사 측은 밝혔다.
회사는 수익성 개선과 미래 성장 투자를 위한 체질 개선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마크 바레네체아(Mark Barrenechea)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구조조정은 Aviator AI 플랫폼과 클라우드, 콘텐츠, 보안 관련 사업의 재투자를 위한 기반 마련”이라며 “실적 기준 조정EBITDA 마진의 지속적인 개선을 위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오픈텍스트는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부동산 자산 축소도 병행한다. 이 같은 변화는 2026 회계연도부터 절반, 2027 회계연도까지 나머지 절반 수준으로 비용 절감 효과가 실현될 것으로 제시됐다. 특히 이번 구조조정으로 감축되는 직무의 상당수는 중복되는 부문에서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실적 측면에서는 전체 매출이 감소했지만, 소프트웨어 구독 기반 클라우드 부문은 전년 동기 대비 1.8% 증가한 4억 6,300만 달러(약 6,667억 원)를 기록하며 선방했다. 조정 주당순이익(EPS)은 0.82달러로 시장 예상치(0.77달러)를 웃돌았다.
1991년 대학 프로젝트에서 출발해 1996년 상장한 오픈텍스트는 현재 포춘 500대 기업 대부분을 포함해 전 세계 12만 5,000여 개 고객사를 두고 있다. 기업 문서 관리, 공급망 성과 모니터링, 애플리케이션 테스트 도구 등 다양한 엔터프라이즈 소프트웨어 솔루션을 제공하며 시장 내 입지를 다지고 있다.
이번 구조조정 확대는 AMC 사업 매각 이후 강화되고 있는 조직 슬림화 기조의 연장선이다. 오픈텍스트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운영 효율성과 기술 중심 전략을 통해 경쟁력을 재정비하려는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다. 이번 발표가 투자자 신뢰 회복과 중장기 성장을 위한 분기점이 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