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 컴퓨팅 기업 아이온큐(IonQ)가 영국의 옥스퍼드 이오닉스(Oxford Ionics)를 약 1조 5,500억 원 규모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거래는 현금 1,000만 달러(약 144억 원)와 아이온큐 주식으로 구성되며, 연내 최종 마무리될 예정이다.
두 회사는 모두 이터븀 기반의 '트랩 이온(trapped ion)' 양자 칩 기술을 개발 중인 기업이다. 이터븀은 엑스레이 장비 등에도 활용되는 희귀금속으로, 각각의 큐비트가 양전하를 띠는 이터븀 원자 하나로 구성되는 점이 특징이다. 아이온큐의 대표 장비 '포르테(Forte)'는 이러한 큐비트 36개를 초저온 상태의 진공 챔버에 띄워 운용되는 단일 코어 양자 프로세서다. 이 시스템은 전기장과 레이저, 도플러 냉각 기술을 활용해 정밀한 연산을 수행한다.
옥스퍼드대에서 분사된 옥스퍼드 이오닉스는 동일한 이터븀 원자 기반이지만, 큐비트 제어를 위해 레이저 대신 칩 내부 전극을 활용해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이를 통해 기존 레이저 방식보다 더 나은 확장성과 상용화 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는 것이 강점으로 꼽힌다. 표준 반도체 공정을 적용할 수 있어 대량 생산이 가능하다는 점도 주목된다.
아이온큐는 이번 인수를 계기로 자사의 양자 컴퓨팅 기술을 대폭 고도화할 계획이다. 내년에는 큐비트 개수가 기존 포르테보다 7배 이상 많은 256 큐비트 양자 시스템을 선보일 예정이며, 2027년에는 1만 큐비트, 2030년까지는 200만 큐비트 시스템을 출시한다는 로드맵도 공개했다. 니콜로 데 마시(Niccolo de Masi) CEO는 "옥스퍼드 이오닉스의 혁신적 기술이 양자 컴퓨터 소형화와 글로벌 보급을 가속화할 것"이라며 인수의 기대감을 전했다.
이번 인수는 아이온큐의 양자 하드웨어 기술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한편, 차세대 양자 시스템 대중화를 향한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업계는 평가하고 있다. 양자 기술이 본격적인 상용화 국면에 들어서면서, 양자 칩의 성능과 생산성을 동시에 확보하는 '기술력+제조능력' 균형이 결정적인 승부처로 떠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