킴벌리클라크(Kimberly-Clark)가 국제 티슈 및 위생용품 사업의 지배 지분을 브라질 제지 거대 기업 수자노(Suzano)에 넘기며 글로벌 성장을 위한 포트폴리오 재편에 나섰다. 이번 거래는 킴벌리클라크가 자사의 미래를 보다 높은 수익성과 성장 잠재력을 지닌 핵심 사업군에 집중하기 위한 전략적 수순이라는 평가다.
5일(현지시간) 킴벌리클라크는 수자노와의 제휴를 통해 '인터내셔널 패밀리 케어 및 프로페셔널(IFP)' 사업 부문을 공동 소유하는 합작사를 설립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수자노는 해당 합작사 지분의 51%를 보유하게 되며, 킴벌리클라크는 49%를 유지한다. 이로써 수자노는 전 세계 40개 이상의 지역 브랜드에 대한 운영 권리를 확보하며 국제 시장에서 영향력을 크게 확대할 수 있게 됐다.
거래 대상이 된 IFP 부문은 지난해 약 33억 달러(약 4조 7,500억 원)의 매출을 올린 바 있으며, 현재 전체 기업가치는 약 34억 달러(약 4조 9,000억 원)로 평가된다. 합작사에는 클리넥스(Kleenex), 스콧(Scott) 등 글로벌 브랜드 일부도 포함되지만, 멕시코와 한국 사업장은 제외된다. 이 브랜드들은 별도의 라이선스 계약을 통해 사용권이 부여될 예정이다.
마이크 수(Mike Hsu) 킴벌리클라크 최고경영자(CEO)는 “수년에 걸친 전략적 투자로 IFP 부문과 전체 기업의 기반을 강화해왔다”며 “이번 결정은 고성장, 고수익 사업에 집중하기 위한 혁신적 전환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수자노와의 파트너십 확대를 통해 남미를 포함한 세계 각지에서 더 빠르고 유연한 시장 대응력이 확보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계약에는 향후 수자노가 킴벌리클라크의 잔여 지분을 완전히 인수할 수 있는 옵션도 포함되어 있다. 양사는 해당 조건과 일정은 추후 협의에 따라 정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거래는 각국 규제기관의 승인을 거쳐 2026년 중반 마무리될 예정이다.
한편 킴벌리클라크는 지난 1분기 순이익에서 시장 기대치를 상회했지만, 전체 매출은 예상을 밑돌았으며 연간 수익 전망치를 하향 조정한 바 있다. 최근 무역관세 등의 불확실성이 실적에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날 발표 이후 킴벌리클라크 주가는 장 초반 약 2% 하락했지만, 수자노의 미국 증시 상장 주가는 오히려 5% 상승하며 시장의 호응을 얻었다.
킴벌리클라크의 이번 결정은 성숙기를 맞은 글로벌 생활용품 시장에서 선택과 집중 전략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흐름과 맞물린다. 특히 성장 정체 구간에 접어든 전통 위생용품 사업에서 벗어나 보다 성장성이 큰 피부관리, 프리미엄 위생용품, 헬스케어 등으로 사업 구조를 고도화할 것이라는 기대도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