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의 가상자산(VDA) 시장이 다시 ‘고위험’ 규제 대상으로 떠올랐다. 의회 재정상임위원회가 자금세탁, 사이버사기, 테러자금 조달 가능성까지 지적하면서, 인도 정부가 암호화폐 업계 전반에 대한 감시를 한층 강화할 가능성이 커졌다.
13일 인도 현지 언론에 따르면, 바르투하리 마트랍(Bhartruhari Mahtab) 인도 하원 의원이 이끄는 의회 재정상임위원회는 최근 회의에서 디지털자산 생태계를 ‘고위험’으로 분류했다. 회의에는 세입부, 기업부, 중앙직접세위원회(CBDT) 고위 관계자와 세무 당국, 정보기관, 그리고 바이낸스, 와지르엑스(WazirX), 젭페이(ZebPay) 등 주요 거래소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정부 관계자들은 암호화폐가 단순한 투기 자산을 넘어 불법 자금 흐름과 연결될 수 있다고 경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보당국은 자금세탁과 사이버사기뿐 아니라 마약 거래, 인신매매, 폰지사기, 국경 간 불법 자금 이동과도 연관된 정황을 의원들에게 보고했다.
세금 신고와 실제 거래 사이 ‘큰 괴리’
당국이 특히 주목한 대목은 세금 신고와 실제 거래 규모의 차이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FY23 기준 암호화폐 거래에서 원천징수세(TDS)가 부과된 개인은 64만5000명에 달했지만, 실제로 가상자산 관련 소득을 신고한 사람은 약 13만9000명에 불과했다. 규제당국과 세무당국이 이 격차를 위험 신호로 보는 이유다.
인도는 이미 2022년부터 암호화폐 차익에 30% 세율을 적용하고, 거래마다 1% TDS를 부과하고 있다. 하지만 과세 강화에도 거래는 여전히 활발하다. 의원들은 수천억 루피 규모의 자금이 디지털자산으로 유입되고 있으며, 상당 부분이 인도 규제권 밖의 해외 거래소로 이동하고 있다고 본 것으로 전해졌다.
단속도 강해졌다. 인도 금융정보분석원(FIU-IND)은 최근 1년 동안 자금세탁방지법 위반과 관련해 52건의 제재 절차를 개시했다. 코인베이스, 바이낸스, 쿠코인, 바이비트 등이 총 29억 루피의 벌금을 부과받았고, 당국은 63개 URL을 차단하고 85개 크립토 관련 웹사이트와 플랫폼 접속을 막았다.
인도, 글로벌 규제 모델 비교하며 추가 손질 검토
세수도 늘고 있다. 가상자산 관련 세수는 2023~24 회계연도 2억6900만 루피에서 2024~25 회계연도 4억3700만 루피로 증가했고, TDS 징수액도 3억6462만 루피까지 확대됐다. 거래는 계속되지만 신고와 차단, 제재가 동시에 강화되면서 인도 시장의 규제 압박은 더 커지는 모습이다.
인도 정부는 이제 미국, 유럽연합(EU), 일본, 브라질, 중국의 가상자산 규제 모델을 검토하며 다음 단계의 정책을 준비하고 있다. PAN(납세자 식별번호) 연계 보유 추적, 통일된 평가 기준, 추가 보고 의무 등이 거론되는 만큼, 인도 크립토 시장은 당분간 ‘성장’보다 ‘통제’가 더 큰 화두가 될 가능성이 높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