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 컴퓨팅 업계가 사상 최고의 투자 열기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양자 컴퓨팅 전문 기업 아이온큐(IonQ)가 영국 기반 스타트업 옥스퍼드 아이오닉스(Oxford Ionics)를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인수는 주식 대부분으로 이루어진 거래로, 규모는 총 10억 7,000만 달러(약 1조 5,400억 원)에 달한다.
아이온큐 측은 이번 인수의 목적이 기술력 강화에 있음을 분명히 했다. 옥스퍼드 아이오닉스는 설립 6년 만에 양자 성능 분야에서 여러 세계 기록을 보유한 연구 중심 기업으로 성장했으며, 시장의 주목을 꾸준히 받아왔다. 해당 기업은 지금까지 총 5,300만 달러(약 760억 원)의 벤처 및 정부 지원 자금을 확보했으며, 이를 통해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주요 투자자로는 옥스퍼드 사이언스 엔터프라이즈와 브라보스 인베스트먼트 어드바이저스가 있다.
아이온큐는 2015년 설립되어 '트랩드 아이온(trapped-ion)' 기반 고성능 양자 시스템을 개발해왔으며, 2021년 기업인수목적회사(SPAC) 합병을 통해 상장했다. 대부분의 SPAC 기업들이 상장 후 주가 하락을 경험했지만, 아이온큐는 예외였다. 특히 지난해 말부터 주가가 본격적으로 급등하며 최근 시가총액은 약 100억 달러(약 14조 4,000억 원)에 이르고 있다.
이번 인수는 단일 기업의 전략 변화에 그치지 않는다. 전체 시장에서 양자 컴퓨팅 분야에 대한 관심과 투자가 급증하고 있어 업계의 판도를 재편할 계기로 평가된다. 지난해 양자 스타트업들이 유치한 투자금은 총 19억 4,000만 달러(약 2조 7,900억 원)로, 전년 대비 143% 급증했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 많은 양자 기업들이 기록적인 규모의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예를 들어, 콜로라도에 본사를 둔 콴티뉴엄(Quantinuum)은 올해 초 3억 달러(약 4,300억 원)를 유치했으며, 이는 허니웰(Honeywell)로부터 분사한 후 캠브리지 양자컴퓨팅과 합병한 결과다. 또한 알파벳의 자회사 샌드박스AQ(SandboxAQ)는 5억 6,000만 달러(약 8,000억 원) 가치로 3억 달러 조달에 성공했다. 소프트뱅크와 구글 퀀텀 AI가 지원한 보스턴 기반의 퀘라(QuEra)는 2억 3,000만 달러(약 3,300억 원)를 조달해 화제를 모았다.
이외에도 ATOM 기반 양자 시스템을 개발하는 인플렉션(Infleqtion)은 최근 시리즈 C 투자 라운드에서 1억 달러(약 1,400억 원)를 유치했으며, 투자사로는 모건스탠리 산하 카운터포인트 글로벌, 글린 캐피털, 섹션32, SAIC가 참여했다.
자금 유입은 단지 투자 열풍에 그치지 않는다. 주요 기술 기업들의 양자 기술 혁신이 이어지면서 해당 산업에 대한 확신을 더욱 키우고 있다. 구글과 IBM은 지난해 양자 우위 성과를 발표했고, 올해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새로운 물리학적 구조인 ‘토폴로지 큐비트’를 개발했다는 소식까지 전해졌다.
양자 컴퓨팅은 인공지능 시대의 핵심 인프라로 부상하고 있다. AI 모델의 고도화로 인한 연산 수요와 에너지 사용 증가에 대응하기 위한 해결책으로 양자 기술이 주목받고 있으며, 이번 인수는 그 중심에 아이온큐가 자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