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GOOGL)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열대성 저기압의 이동 경로와 세기를 예측할 수 있는 신기술을 공개했다. 기후 변화가 심해지는 가운데, 구글은 이번 AI 모델이 전통적인 물리 기반 예측 시스템의 한계를 보완하면서도 장기적으로 더 정밀한 기상관측을 가능케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AI 모델은 구글 리서치와 딥마인드(DeepMind)가 공동으로 개발했으며, '웨더 랩(Weather Lab)'이라는 새로운 플랫폼을 통해 대중에게 제공된다. 이 모델은 최대 15일 전에 폭풍의 경로와 강도를 예측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폭풍의 발생 메커니즘, 크기, 형상까지 포괄적으로 분석할 수 있다.
기존의 물리 기반 예측 모델은 대기 중 수많은 변수를 복잡한 수치 모델을 통해 계산하지만, 연산 부담과 실시간 대응 한계로 인해 한 모델이 경로와 세기를 동시에 정확히 예측하기는 어려웠다. 그러나 구글의 연구진은 AI가 거대한 기상 패턴과 국지적 난류 현상을 동시에 파악함으로써 기존 문제를 해결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AI 모델은 지난 45년간 전 세계에서 발생한 약 5,000건의 열대성 사이클론 데이터를 기반으로 학습됐다. 여기에 수백만 개의 기상 관측 정보에서 추출한 과거 날씨 데이터가 더해져 모델의 정확도를 높였다. 특히 최근 네 건의 실제 태풍 사례에 대한 시뮬레이션에서는 두 건의 경우 예측 시점이 일주일 전이었다는 점에서 예측력의 잠재성이 입증됐다.
구글은 본 AI 모델과 함께 지난 2년간의 예측 자료와 전통적인 물리 모델 기반의 데이터도 함께 공개했다. 이를 활용해 연구자와 기상 전문가는 서로 다른 모델의 결과를 비교 분석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사이클론의 발생 경로와 세기에 대한 대응 전략을 사전에 조율할 수 있다고 밝혔다.
AI 기상 예측 기술의 진화는 최근 엔비디아(NVDA)가 발표한 cBottle 모델과도 맞물린다. 이 모델은 전 세계 기후를 킬로미터 단위 해상도로 시뮬레이션할 수 있어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 등 주요 기후 연구기관에 채택된 바 있다. 구글 역시 이번 기술을 통해 기후 예측 기술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셈이다.
기후 위기가 갈수록 심화되는 가운데, 이번 구글의 AI 예측 모델은 기상 재해 대응 체계에 혁신을 불러올 계기가 될 수 있다. 특히 기상청, 해양 당국, 그리고 재난 대응 조직들은 이 같은 최신 기술을 통해 보다 선제적인 대비가 가능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