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나콘다, 2,160억 원 투자 유치…AI 인프라 개발 본격화

머신러닝과 데이터 과학 분야의 핵심 언어로 자리매김한 파이썬(Python)이 다시 한 번 스타트업 투자 시장의 중심에 섰다. 오픈소스 기반 개발 도구 전문기업 아나콘다(Anaconda)가 1억 5,000만 달러(약 2,160억 원) 규모의 시리즈 C 투자 유치를 완료하며 인공지능(AI) 개발 인프라 시장에서의 입지를 본격 확대한다.

이번 투자 라운드는 인사이트 파트너스가 주도했으며, 무바달라 캐피털(Mubadala Capital)이 공동 참여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로써 아나콘다의 기업 가치는 15억 달러(약 2조 1,600억 원)를 돌파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번 투자는 연간 반복 매출(ARR)이 1억 5,000만 달러를 넘어선 직후 이뤄진 것이어서, 아나콘다의 성장세에 시장이 얼마나 주목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아나콘다가 제공하는 ‘Anaconda AI 플랫폼’은 파이썬을 활용해 AI 모델을 구축하고 데이터 분석을 수행하는 과정을 획기적으로 단순화하는 것이 특징이다. 파이썬의 강점인 간결한 문법과 방대한 오픈소스 패키지 생태계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돼 개발자들의 생산성을 높이는 데 중점을 둔다.

특히 오픈소스 패키지 간의 ‘의존성 문제’를 자동으로 해결해주는 콘다(Conda) 툴을 기반으로, 패키지 설치 및 보안 관리 효율성을 강화했다. 아나콘다는 이를 통해 소프트웨어 구성 요소 목록(SBOM)을 자동 생성하고, 각 패키지에 암호화 서명을 부여해 보안 침해 시 즉각적인 탐지가 가능하도록 했다. 취약점 발생 시에는 즉각적인 대처 방안까지 제공함으로써 조직의 데이터 보안 리스크도 최소화한다.

기업용 AI 프로젝트에 필요한 컴플라이언스 대응 수요도 아나콘다 플랫폼은 충실히 반영하고 있다. 머신러닝 데이터 세트의 변화 추적, 개발 이력에 기반한 감사 로그 기능은 기업이 개인정보보호 등 규제를 만족시킬 수 있도록 돕는다. 또한 엑셀 기반 사용자를 위한 전용 툴인 ‘Anaconda Toolbox Excel Add-In’을 제공해, 사용자들이 파이썬 기반의 AI 분석을 익숙한 스프레드시트 환경에서 바로 구현할 수 있게 했다.

현재 아나콘다는 커뮤니티 대상 무료 소프트웨어인 ‘Anaconda Distribution’과 경량화된 ‘Miniconda’를 오픈소스로 제공해왔다. 이들이 구축한 파이썬 생태계는 금융, 제조, 헬스케어 등 다양한 산업군에서 활용되고 있으며, 점차 기업용 시장 공략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전환하고 있다.

이번 시리즈 C 투자와 관련해 인사이트 파트너스의 조지 매튜(George Mathew) 매니징 디렉터는 “복합 AI 시스템의 수요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아나콘다는 단순성과 보안성을 겸비한 AI 개발의 기반 플랫폼”이라며 “오픈소스와 기업용 요구사항을 모두 충족할 수 있는 최적의 위치를 점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아나콘다는 이번 투자를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 진출과 더불어 플랫폼 고도화를 본격화할 계획이다. 필요 시 전략적인 인수합병도 추진함으로써 기업 고객 확대와 기술력 강화를 동시에 도모할 방침이다. AI 기술의 상용화와 오픈소스 생태계의 확장이 맞물리는 현재, 아나콘다는 그 교차점에서 지속적인 가치를 창출하겠다는 구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