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615억 달러(약 88조 5,000억 원)였던 기업가치를 9개월 만에 세 배 가까이 끌어올렸던 앤트로픽이 또다시 대규모 자금 조달에 나섰다. 최근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생성형 AI 기반 챗봇 '클로드(Claude)'를 개발한 앤트로픽은 50억 달러(약 7조 2,000억 원) 규모 신규 투자를 유치 중이며, 완료 시 기업가치는 무려 1,700억 달러(약 244조 8,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투자 라운드는 프라이빗 자산운용사 아이코닉 캐피털이 주도 중으로, 약 10억 달러(약 1조 4,400억 원)를 단독 투자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이외에도 카타르투자청(QIA), 싱가포르 국부펀드 GIC 등 글로벌 투자기관들이 참여 논의를 이어가고 있으며, 기존 투자자 아마존도 일부 재참여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앤트로픽의 이 같은 기업가치 상승 곡선은 AI 업계에서도 단연 돋보인다. 불과 지난해 2월만 해도 앤트로픽의 기업가치는 185억 달러(약 26조 6,000억 원)에 불과했지만, 올해 3월 35억 달러 투자를 유치하면서 615억 달러 수준으로 올라섰다. 이제 다시 9개월 만에 약 3배 가까운 밸류에이션 점프가 예고된 셈이다.
현재 앤트로픽의 기업가치는 일론 머스크(Elon Musk)의 xAI보다도 높게 평가되고 있다. xAI는 최근 소셜미디어 플랫폼 X와의 합병 이후 1,130억 달러(약 162조 7,000억 원)로 추정된 바 있다. 다만 전체 AI 산업 내에서는 여전히 오픈AI(OpenAI)가 정점을 차지하며, 지난 3월 소프트뱅크가 주도한 400억 달러(약 57조 6,000억 원) 펀딩 라운드를 통해 3,000억 달러(약 432조 원) 밸류에이션을 확보한 상태다.
이번 조달이 완료되면 앤트로픽은 2021년 설립 이래 총 누적 자금 조달액 257억 달러(약 37조 원)를 기록하게 된다. 부채성 자금까지 포함된 통계로, 주요 투자사로는 제너럴 캐털리스트, 멘로벤처스, 베세머벤처파트너스 및 구글, 라이트스피드벤처파트너스 등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한편 이번 라운드를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아이코닉 캐피털은 또 다른 대형 투자에도 나선 상태다. 최근 샌프란시스코의 중저가 고급 브랜드 이커머스 업체 '퀸스(Quince)'에 2억 달러(약 2,880억 원)를 투자해 해당 기업의 기업가치를 45억 달러(약 6조 5,000억 원)로 끌어올리는 데 핵심 역할을 했다. 이로써 올해 상반기 대비 2배 이상 몸값이 뛴 퀸스는 D2C(Direct to Consumer) 패션 업계의 이례적 성장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앤트로픽의 가파른 성장세는 생성형 AI 시장의 열기를 다시 한 번 입증하고 있다. 글로벌 기술기업들과 투자자들은 여전히 막대한 자금을 AI에 쏟아붓고 있으며, 우열을 가리기 어려울 정도로 경쟁도 심화되고 있다. 이번 펀딩 결과는 업계 전반에 향후 AI 기업 밸류에이션에 대한 벤치마크로 작용할 수 있어 더욱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