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드컴이 자사의 멀티 클라우드 솔루션인 VMware 클라우드 파운데이션(VCF)을 AI 특화 플랫폼으로 탈바꿈시키며, 기업용 프라이빗 AI 도입 가속화에 나섰다. 최근 열린 'VMware Explore 2025' 행사에서 브로드컴은 VCF 9.0 버전에 'VMware 프라이빗 AI 서비스'를 기본 탑재한다고 발표하며 AI 네이티브 인프라 구축을 위한 청사진을 제시했다.
브로드컴은 클라우드 인프라의 핵심 축으로 자리잡은 VCF에 AI 기능을 정식 내장하면서, 고객들이 자사 데이터를 기반으로 독립적인 AI 모델을 설계·운영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브로드컴의 AI 및 첨단 서비스 글로벌 총괄 크리스 울프는 “3년 전만 해도 데이터와 인접한 위치에서 AI 모델을 운영하는 필요성에 주목한 기업은 거의 없었지만, 이제 이 개념은 업계 표준이 돼가고 있다”며 “현재 80개 이상의 고객사를 확보했고, 신규 고객 수요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VCF 9.0이 구현할 프라이빗 AI 전략의 핵심은 고객에게 데이터 주권과 보안, 비용 효율성을 동시에 제공하는 것이다. xTravirt의 CEO 개빈 졸리프는 “우리는 이것을 'VCF 애니웨어(VCF Anywhere)' 전략으로 설명한다"며, "내부 데이터센터,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자, 하이퍼스케일러를 포함한 다양한 환경에서 프라이빗 클라우드와 프라이빗 AI를 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전략은 엔비디아와의 협업으로 더욱 힘을 얻고 있다. 양사는 'VMware 프라이빗 AI 파운데이션'이라는 공동 프레임워크를 통해 엔비디아의 추론 마이크로서비스와 브로드컴의 VCF 인프라를 통합했다. 이 시스템은 현재 영국 브리스톨 대학의 AI 슈퍼컴퓨터에 도입되어 높은 처리 밀도에도 불구하고 AI 리소스를 유연하게 분배하고 운영 비용을 절감하게 만드는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브로드컴은 프라이빗 AI 전환과 함께 '소버린 클라우드(Sovereign Cloud)' 개념을 강조하고 있다. 이는 단순히 데이터가 어느 국가나 지역에 저장되느냐를 넘어, 인프라와 운영까지 고객이 완전히 주도하는 통제 구조를 의미한다. 크리스 울프는 “VCF는 완전히 격리된(Air-Gapped) 환경을 구성하며, 고객이 제어 플레인을 직접 장악하는 구조”라며 “이는 기업이 지적재산권, 데이터, 모든 소프트웨어 스택을 완전히 통제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브로드컴의 이번 발표는 AI 시대에 대비한 인프라 전략의 모범을 보여주는 사례다. 단순한 기술 도입을 넘어 기업의 데이터 주권, 보안, 유연성이라는 3대 축을 동시에 강화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