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니스, 슬래시넥스트 2,160억 원에 인수… ‘실행 기반 보안’ 강화 시동

자동화 데이터 보안 전문 기업 바로니스 시스템즈(Varonis Systems Inc.)가 피싱 탐지 플랫폼 스타트업 슬래시넥스트(SlashNext Inc.)를 약 1억 5,000만 달러(약 2,160억 원)에 인수한다. 이번 인수를 통해 바로니스는 피싱 및 사회공학 기반 위협 방어 역량을 대폭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슬래시넥스트는 2014년 설립된 사이버보안 기업으로, 이메일은 물론 브라우저, 모바일, 협업 플랫폼 전반에 걸쳐 피싱 공격과 사회공학적 위협을 탐지하고 차단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단순한 정적 탐지 방식이 아닌 세션 기반 위협 검사 및 클라우드 가상 브라우저 환경에서의 실행 중심 조사 기법을 채택한 것이 특징이다.

핵심 기술인 SEER(Session Emulation and Environment Reconnaissance)는 수상한 URL과 웹페이지를 클라우드 브라우저 환경에서 실시간으로 크롤링 및 실행해, 다단계 피싱 시도, 은폐된 링크 이동, 계정 탈취 양식 등 정적 필터로는 탐지하기 어려운 위협을 실시간으로 포착한다. 아울러 실시간 차단 목록(DB), DNS 응답 정책 시스템, 보안 API 연동 등 다양한 전달 채널과 텔레메트리 포인트를 통해 실행 기반 보안 강화 효과도 제공한다.

슬래시넥스트는 피싱 방지뿐 아니라 비즈니스 이메일 침해(BEC), QR코드 피싱 및 시각적 유사 공격 등 고도화된 사회공학 기반 공격 탐지에도 강점을 보인다. 이를 위해 메시지 레이아웃, 어투, 행위 기반 분석 등 다양한 인공지능 분석 모델을 활용하고 있으며, 단순 문자열 유사성에 의존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보안 벤치마크 기관 톨리 그룹(The Tolly Group)이 실시한 이메일 보안솔루션 비교 테스트 결과에 따르면, 슬래시넥스트는 어뷰노멀 AI(Abnormal AI Inc.)와 마임캐스트(Mimecast Inc.) 등 경쟁사 대비 전반적인 탐지 정확도에서 99%로 가장 높은 성과를 기록했으며, BEC 및 QR코드 기반 피싱 공격 탐지율은 100%로 나타났다.

바로니스는 이번 인수를 통해 자사 솔루션군에 슬래시넥스트의 기술을 결합, 데이터 중심 위협 탐지 체계를 이메일 및 협업 플랫폼까지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야키 파이텔슨(Yaki Faitelson) CEO는 공식 블로그에서 “가장 광범위하면서도 교묘한 공격 유형 가운데 하나인 피싱을 실시간으로 차단함으로써, 점점 더 지능화되는 사이버 위협에 전방위로 대응할 수 있는 데이터 보호 프레임워크를 완성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스타트업으로 출범한 슬래시넥스트는 지금까지 노스웨스트 벤처 파트너스, 윙 벤처 캐피털, 텔리아 컴퍼니, 알터 벤처 파트너스 등으로부터 총 3,600만 달러(약 518억 원)를 유치한 바 있으며, 이번 인수는 해당 기술력과 시장 입지를 높이 평가한 결정이라는 분석이다.

이번 M&A는 이메일 보안을 넘어서 데이터 중심의 통합 위협 감시에 대한 시장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특히 AI 기반 공격이 빠르게 증가하는 사이버 환경에서 실행 기반 보안 플랫폼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