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카드가 해킹 공격을 받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9월 2일 보안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일제히 상승했다. 금융사 사이버 보안에 대한 불안이 커지면서, 정보 보호 기술을 보유한 종목들에 매수세가 몰린 것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닥 시장에서 샌즈랩은 전날보다 5.27% 오른 8,190원에 거래를 마치며 가장 큰 폭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함께 주목받은 이스트소프트와 한컴위드, 모니터랩도 각각 1%대 상승세를 보였다. 이러한 종목들은 정보보호, 사이버 보안 솔루션을 제공하는 업체들이며, 최근 빈발하는 해킹 사건이 이들 기업에 대한 투자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문제의 발단은 롯데카드가 지난 8월 해킹 공격을 당한 사실이 전해지면서 시작됐다. 금융권에 따르면, 롯데카드는 관련 사고를 9월 1일 금융당국에 공식 신고했으며, 해킹으로 유출된 데이터는 약 1.7기가바이트(GB)에 달할 것으로 파악됐다. 이 데이터의 구체적인 내용이나 개인정보 유출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전자금융 침해사고라는 점에서 업계 전반에 경각심을 불러일으켰다.
현행 여신전문금융업법에 따르면, 카드사 시스템이 해킹으로 인해 고객의 카드 정보가 부정 사용될 경우, 카드사가 보상 책임을 져야 한다. 이 때문에 이번 사고가 롯데카드에 미칠 재무적, 명성적 영향력도 상당할 것으로 보이며, 금융회사들의 전방위적 보안 강화 움직임이 예상된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같은 날 오전 임원 회의에서 금융회사 전반에 강도 높은 보안 관리체계 점검을 지시했다. 그는 앞으로 관리 부실로 금융보안 사고가 발생할 경우에는 엄정히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이는 단순한 권고가 아니라 금융당국의 사후 제재가 수반될 수 있다는 경고로 해석된다.
이번 사건은 금융 업계에 해킹 리스크가 실질적인 위협으로 자리하고 있음을 다시 한번 입증한 사례다. 향후에도 이와 유사한 사고가 반복될 가능성을 감안할 때, 투자자들은 사이버 보안 관련 기업에 대한 관심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정부와 금융당국의 규제 강화 움직임이 함께 이뤄질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