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큐사인, AI 강화로 '깜짝 실적'…주가 시간 외 7% 급등

문서 전자서명 플랫폼 업체 도큐사인(DOCU)이 지난 2분기 깜짝 실적을 발표하며 월가의 기대를 뛰어넘었다. 시장 예상을 웃도는 매출 성장과 안정적인 이익 실현에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시간 외 거래에서 주가는 7% 이상 급등했다.

도큐사인의 2026 회계연도 2분기 실적에 따르면, 이번 분기 조정 주당순이익은 92센트로 전년 동기(97센트) 대비 소폭 하락했지만, 시장 예상치인 84센트를 크게 상회하며 긍정적인 신호를 보냈다. 매출은 8억 60만 달러(약 1조 1,545억 원)로 전년 대비 9% 증가했고, 이 또한 월가 컨센서스인 7억 8,024만 달러를 상회했다는 점에서 강한 실적이란 평가를 받았다.

특히 핵심 사업인 구독 매출은 7억 8,440만 달러(약 1조 1,301억 원)로 전년 대비 9% 오르며 전체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 다만 전문 서비스 부문은 전년보다 13% 감소한 1,620만 달러에 그쳤다. 이번 분기 총 청구액은 8억 1,8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3% 증가했으며, 도큐사인은 현재 11억 달러(약 1조 5,840억 원)의 현금 및 투자 자산을 보유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실적의 기반에는 인공지능(AI) 기술을 전면에 내세운 도큐사인의 지능형 계약관리 플랫폼(Intelligent Agreement Management) 강화 전략이 있다. 도큐사인은 계약 생성부터 체결, 관리까지 전 과정에서 AI 지원 기능을 대폭 도입했다. 예컨대 문서 유형을 자동 감지하고 양식을 구성해주는 '계약 준비(Agreement Preparation)' 기능과, 고객 특화 정보를 자동 추출하는 '커스텀 추출(Custom Extractions)' 기능이 대표적이다. 이러한 기능은 기업들의 계약 검토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비즈니스 리스크를 줄일 수 있도록 돕는다.

기업용 사용자 통합 관리 측면에서도 진전을 보였다. 오크타(Okta), 마이크로소프트 엔트라(Microsoft Entra) 등과의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한 신규 신원관리 시스템(SCIM) 통합 기능을 제공하며, 대기업 고객의 운영 효율성 증대에 기여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코딩 없이도 과정을 자동화할 수 있는 '마에스트로 워크플로 템플릿(Maestro Workflow Templates)'을 출시해 이른바 '노코드' 수요 공략에도 나섰다.

알란 티게센(Allan Thygesen) 도큐사인 CEO는 "이번 분기는 AI 혁신과 영업 전략의 변화가 맞물리며 전자 서명, 계약 수명 주기 관리(CLM), 아이덴티티 액세스 관리(IAM) 등 전 부문에서 강력한 실적을 달성한 시기"라며 "최근 수년간 가장 뛰어난 성장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달성한 분기였다"고 자평했다.

도큐사인은 다음 분기 매출 전망치를 8억 400만 달러~8억 800만 달러로 제시했다. 연간 전망치는 31억 8,900만 달러~32억 100만 달러(약 4조 5,56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돼, 애널리스트들의 평균 예측치인 31억 6,000만 달러를 넘어설 가능성이 있다.

전자서명 시장의 경쟁이 여전히 치열한 가운데, 도큐사인은 AI 기반 기능 고도화와 파트너십 확장을 통해 핵심 시장을 선점하려는 전략을 뚜렷하게 드러냈다. 기업들이 문서관리 자동화와 계약 리스크 최소화에 더욱 민감해지는 추세에서, 도큐사인의 기술력과 제품력이 시장의 신뢰를 다시 한번 입증했다는 평가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