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진제약이 정부가 주도하는 첨단 연구개발 사업의 핵심 수행기관으로 선정되면서, 양자역학과 인공지능(AI)을 결합한 신약 개발에 본격 착수한다. 이번 프로젝트로 향후 4년 반 동안 약 128억 원의 정부 지원도 받을 예정이다.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산하 K-헬스미래추진단은 최근 ‘한국형 ARPA-H 프로젝트’에 삼진제약을 주관기관으로 선정했다고 9일 밝혔다. ARPA-H는 미국 보건복지부 산하 고위험·고성과 바이오 혁신 프로그램의 한국형 모델로, 의료난제를 해결할 수 있는 혁신기술 개발을 목표로 한다.
삼진제약은 이번 프로젝트에서 광주과학기술원, 서울대학교병원, 퀀텀인텔리전스-나무ICT와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이들 기관은 양자역학 기반 계산 기술과 인공지능을 활용해 기존 접근법으로는 어려웠던 신약 표적 분석과 후보물질 개발에 협력하게 된다. 양자역학은 미시세계에서 분자의 움직임과 상호작용을 정밀하게 예측할 수 있는 물리학 이론이며, 이를 바탕으로 약물의 작용 메커니즘을 분자 수준에서 설명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받고 있다.
삼진제약 측은 이번 과제를 통해 새로운 치료 타깃의 분자 구조를 보다 정확히 파악하고, 약효와 안전성이 뛰어난 후보물질을 빠르게 선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양자 기반 계산과 머신러닝 알고리즘의 결합은 기존 대비 개발 기간을 단축하고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정부는 4년 6개월 동안 단계적으로 최대 약 128억 원을 이 과제에 지원할 방침이다. 이는 단순한 기술 개발을 넘어, 글로벌 수준의 바이오 헬스 혁신 생태계를 국내에서 구축하겠다는 정책적 의지가 반영된 결과다.
이 같은 흐름은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 전반의 기술 고도화와 연구역량 제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특히 차세대 신약 개발에 있어 AI, 양자 기술 같은 융복합 분야가 하나의 흐름으로 자리잡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