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소스 생태계에서 기술 접근성과 포용성을 높이기 위한 새로운 이니셔티브 '머지 포워드(Merge Forward)'가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했다. 'KubeCon + CloudNativeCon NA 2025' 행사에서 공개된 이 프로그램은 뉴로다이버시티(신경다양성)부터 청각장애인 커뮤니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소수 그룹의 필요를 반영하며, 이들이 기술 개발과 정책 설계 과정에서 실질적인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지원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이번 이니셔티브는 클라우드 네이티브 컴퓨팅 재단(CNCF) 산하 7개 작업 그룹을 하나로 통합했다. 빅토리아매트릭스(VictoriaMetrics) 소속 개발자 경험 엔지니어이자 뉴로다이버시티 그룹 공동 리더인 다이애나 토디아(Diana Todea)는 “머지 포워드는 다양한 배경의 참여자들이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상호 멘토링할 수 있는 안전한 공간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컨퍼런스 발표에 참여하거나 기술 커뮤니티 활동을 시작할 수 있도록 서로를 격려하고 함께하는 분위기 형성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현재 활동 중인 청각장애인 워킹그룹은 기술 용어에 대한 수어 표준화를 위해 별도의 오픈소스 ‘클라우드 네이티브 용어집’을 개발하고 있다. 예를 들어, 반복적으로 철자되는 ‘쿠버네티스(Kubernetes)’는 이를 줄여 ‘K8S’라는 고정된 수어로 대체하는 방식이다. 이같은 논의는 슬랙 채널에서 실시간 피드백과 화상 회의를 통해 결정되며, 현재 7개의 용어가 논의를 통해 확정됐다.
제이 잭슨(Jay Jackson) 콜레뷰(CallRevu) 선임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는 “보편적인 커뮤니케이션 방식이란 존재하지 않는다”며, “누군가는 수어를 사용하고, 누군가는 말한다. 또 둘 다 사용하는 사람도 있다. 중요한 건 각자의 필요에 귀기울이고, 이를 존중하는 것”이라며 이번 프로젝트의 철학을 강조했다. 그는 또한 “접근성을 위한 비용이 존재하더라도 이는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의 일부이기 때문에 당연히 감수할 가치가 있다”고 덧붙였다.
자신의 경험을 고백하는 것만으로도 변화는 시작된다. 다이애나 토디아는 40세가 되어서야 비로소 뉴로다이버시티에 대해 공개적으로 이야기할 수 있었다며, “내가 이야기를 시작하자, 다른 사람들도 용기를 내어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기 시작했다”고 회고했다. 이는 개개인의 목소리가 다른 사람들에게도 영향력을 미친다는 점에서, 참여와 표현의 중요성을 재확인시킨다.
클라우드 네이티브 커뮤니티 내에서 다양성과 접근성을 고민하는 '머지 포워드'의 노력은 기술 중심의 협업 방식 너머, 보다 섬세하고 인간 중심적인 접근 방식을 가능케 하는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 같은 시도가 단순한 상징적 프로젝트에 그치지 않고 기술 산업 전반의 문화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