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GOOGL)이 새로운 '안드로이드 XR' 운영체제로 구동되는 스마트 안경의 초기 사양과 기능을 공개하며, 차세대 웨어러블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할 채비에 나섰다. 이번에 선보인 제품은 자사 AI 어시스턴트 '제미나이'를 탑재한 두 가지 모델로 구성되며, 음성 기반 상호작용과 디스플레이 기반 정보 제공 기능을 중심으로 설계됐다.
첫 번째 모델은 오디오 중심의 스마트 안경으로, 내장된 마이크와 전면 카메라를 통해 사용자의 음성 명령 및 시각적 정보를 처리할 수 있다. 구글에 따르면 이 안경은 사용자 주변 환경을 인식해 간판이나 메뉴판을 실시간으로 번역하고, 특정 사물에 대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 기능은 여행자나 외부 활동이 많은 사용자에게 특히 유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어 출시될 디스플레이 탑재 모델은 실시간 내비게이션, 가전 기기 수리 가이드 등 다양한 시각 정보를 렌즈를 통해 직접 제공한다. 이는 메타플랫폼(META)이 지난 9월 에실로룩소티카와 협업해 출시한 ‘메타 레이밴 디스플레이’ 안경과 유사한 행보다. 메타는 해당 장치의 가격을 799달러(약 115만 원)로 책정한 바 있어 구글의 안경도 유사한 가격대에 등장할 가능성이 있다.
두 제품 모두 향후 상용화를 염두에 두고 있으며, 구글은 이를 위해 다양한 파트너사와 협업을 확장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XREAL과 공동으로 개발 중인 ‘프로젝트 오라’로, 이 안경은 70도 시야각의 내장 디스플레이와 함께 외부 모듈 형태의 고성능 프로세싱 유닛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해당 유닛에는 퀄컴(QCOM)의 XR Gen 2 플러스 칩이 탑재되어, 고성능 중앙처리장치(CPU), 그래픽처리장치(GPU), 그리고 AI 작업에 최적화된 회로로 구성돼 있다.
하드웨어 외에도 구글은 안드로이드 XR 생태계 확장을 위한 소프트웨어 개발 킷(SDK)을 선보였다. 최신 업데이트에는 스마트 안경의 센서 데이터 접근 기능과 함께, 별도의 UI 구현 없이 바로 활용 가능한 인터페이스 컴포넌트가 포함돼 있어 개발자의 작업이 한층 수월해질 전망이다. 여기에 윈도우 환경과 콘텐츠를 양방향으로 동기화하거나, 이동 중에도 안정적인 이미지 처리가 가능한 기능도 추가됐다.
이처럼 구글은 안드로이드 기반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 플랫폼을 중심으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전반에 걸쳐 XR 경쟁력을 다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스마트폰 이후의 차세대 컴퓨팅 플랫폼으로 꼽히는 XR 분야에서 누가 주도권을 잡을지에 대한 기대와 관심이 커지는 가운데, 구글의 이번 행보가 메타와 애플(AAPL)을 위협할 새로운 시장 판도를 예고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