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인공지능·클라우드 기업들이 투자 유치와 협업 확대를 동시에 추진하면서 기술 고도화와 시장 선점 경쟁에 속도를 내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모티프테크놀로지스는 240억 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를 유치했다. 기존 투자사인 나이스투자파트너스와 노틸러스인베스트먼트가 후속 투자에 나섰고, 디토인베스트먼트와 포레스트벤처스가 새로 참여했다. 이 회사는 해외 오픈소스 모델 구조를 단순히 가져다 쓰지 않고 자체 설계 철학을 바탕으로 인공지능 파운데이션 모델(다양한 서비스의 기반이 되는 범용 대형 모델)을 개발해 온 점에서 평가를 받았다. 이런 역량을 바탕으로 지난 2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사업 정예팀에도 선정됐다.
모티프테크놀로지스는 현재 17개 기관과 함께 300B급 추론형 대규모언어모델(LLM·방대한 데이터를 학습해 질문에 답하거나 문장을 생성하는 인공지능 모델)을 개발하고 있다. 이어 이를 310B급 시각언어모델(VLM·이미지와 텍스트를 함께 이해하는 모델), 320B급 시각언어행동(VLA·시각 정보와 언어 이해를 바탕으로 행동 판단까지 수행하는 모델)로 단계적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이는 단순 대화형 인공지능을 넘어, 시각 인식과 판단 기능까지 포괄하는 고성능 모델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클라우드 보안 분야에서도 협업이 활발하다. 클루커스는 글로벌 인공지능 보안관제 플랫폼 기업 펜서와 국내 인공지능 기반 보안관제센터(SOC·Security Operations Center) 운영 모델 도입을 지원하는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었다고 밝혔다. 펜서는 데이터 파이프라인, 보안 데이터 레이크, 탐지 엔진, 에이전트를 하나로 엮은 인공지능 SOC 플랫폼을 제공한다. 이를 통해 기업 보안팀은 대규모 클라우드 로그를 수집·분석하고, 에이전트 기반으로 알림을 분류하거나 위협 조사를 자동화할 수 있다. 보안 인력 부족과 대응 속도 문제가 커지는 상황에서, 이런 자동화 기술은 운영 효율을 높이는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클루커스는 이번 협력을 계기로 위협 탐지·대응과 보안 운영 자동화 서비스를 한층 강화할 방침이다.
법률 기술 시장에서도 인공지능 도입 논의가 구체화하고 있다. 톰슨로이터코리아는 6월 9일 서울 콘래드 호텔에서 ‘코리아 리걸 테크 포럼 2026’을 연다. 2017년부터 매년 이어진 이 행사에는 기업 법무팀, 로펌 변호사, 리스크·컴플라이언스 담당자 등 200여 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올해 주제는 ‘법무 조직의 AI 도입, 실험을 넘어 전략으로’로 정해졌다. 인공지능 거버넌스와 보안 전략, 글로벌 전자세금계산서 의무화 규제 대응, 인공지능 기반 법무 경영 혁신 등 실무 중심 논의가 예정돼 있다. 이는 인공지능 활용이 실험적 도입 단계를 지나 실제 조직 운영과 규제 대응 체계에 편입되는 흐름을 반영한다.
전반적으로 국내 기술 기업들은 자금 확보, 글로벌 협력, 산업별 적용 확대라는 세 축을 중심으로 인공지능 사업 기반을 넓히고 있다. 대형 모델 개발 경쟁은 기술 자립성과 산업 파급력을 가르는 핵심 변수가 되고 있고, 보안과 법무처럼 전문성이 높은 영역에서도 인공지능 활용 수요가 빠르게 커지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 기업 간 제휴와 정책 지원, 산업별 맞춤형 인공지능 도입이 맞물리면서 더욱 뚜렷해질 가능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