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놉시스(SNPS)가 AI 반도체 설계와 차세대 공정 경쟁에서 영향력을 한층 확대하고 있다. 삼성 파운드리와 TSMC를 중심으로 협력 범위를 넓히는 한편, 실적 성장과 이사회 개편까지 병행하며 사업 전반에서 ‘성장 가속’ 신호를 분명히 했다.
시놉시스는 2026년 SAFE 포럼에서 삼성 파운드리와 협력을 강화하며 2나노 2·3세대 공정에 최적화된 AI 기반 디지털·아날로그 설계 솔루션을 공개했다. 테스트 효율은 최대 20% 개선됐고, 사인오프 주파수는 최대 2.7% 향상됐다. 특히 3DIC 멀티피직스 검증과 자동차·첨단 공정용 인터페이스 IP 확대는 고성능 반도체 설계 환경의 필수 요소로 평가된다. 코멘트 업계에서는 “미세 공정으로 갈수록 설계 난도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만큼, AI 기반 EDA 경쟁력이 반도체 생태계의 핵심 축으로 자리잡고 있다”고 분석한다.
TSMC와의 협력도 주목된다. 시놉시스는 3나노 및 2나노 공정, A16·A14 노드, 첨단 패키징(CoWoS, SoIC)에 이르는 광범위한 영역에서 AI 기반 EDA와 검증된 IP를 공급한다. N2P 공정에서의 M-PHY v6.0 최초 실리콘 구현과 64G UCIe, 224G IP 성과는 고속 데이터 전송 시대를 겨냥한 기술 진전을 보여준다.
이와 동시에 ARM과의 협력을 통해 차세대 AGI CPU 설계에도 참여하며 풀스택 설계 솔루션을 지원하고 있다. VCS, Fusion Compiler, PrimeTime 등 주요 툴과 하드웨어 검증 플랫폼이 통합돼 전력 최적화와 시장 출시 기간 단축에 기여하고 있다.
AI 인프라 측면에서는 엔비디아와의 협력 성과가 두드러진다. GTC 2026에서 공개된 결과에 따르면 양사 협력을 통해 양자화학 계산은 최대 30배, CFD 연산은 34배, 회로 시뮬레이션은 3.5배까지 가속됐다. 이는 GPU 기반 엔지니어링 환경이 산업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시놉시스는 나사(NASA)의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에도 참여해 우주복 충전 분석과 달 표면 통신 검증을 수행하고 있다. 디지털 트윈과 전자기 시뮬레이션 기술을 활용해 극한 환경에서의 안정성을 검증하는 작업으로, 항공우주 분야로의 확장 가능성을 입증했다.
제품 전략 측면에서는 ‘멀티피직스 퓨전’과 ‘AgentEngineer’ 기반 다중 AI 에이전트 워크플로를 공개하며 설계 자동화를 한 단계 끌어올렸다. 신제품 Ansys 2026 R1은 디지털 트윈과 AI 기반 시뮬레이션을 결합해 시스템 설계 초기 단계부터 검증을 가능하게 한다. 회사 측은 소프트웨어만으로 최대 90% 수준의 사전 검증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기술 확장은 실적으로 이어졌다. 시놉시스의 2026 회계연도 2분기 매출은 22억7,600만 달러(약 3조 2,774억 원)로 전년 대비 크게 증가했다. 비일반회계기준(non-GAAP) 주당순이익은 3.35달러를 기록했다. 연간 매출 가이던스는 96억6,500만 달러(약 13조 9,176억 원)로 상향 조정됐고, 잉여현금흐름은 약 20억 달러(약 2조 8,800억 원)를 목표로 제시했다. 특히 Ansys 사업에서만 약 29억6,000만 달러(약 4조 2,624억 원)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지배구조 측면에서도 변화가 있었다. 행동주의 투자자로 알려진 엘리엇 매니지먼트와 협약을 맺고 제시 코언(Jesse Cohn)을 신규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이사회는 11명으로 확대되며 거버넌스 및 지명 위원회에도 합류한다.
전반적으로 시놉시스는 AI 반도체, 첨단 공정, 시뮬레이션 소프트웨어를 아우르는 ‘통합 설계 플랫폼’ 전략을 강화하며 시장 주도권 확보에 나서고 있다. 반도체 산업이 미세 공정과 AI 중심으로 재편되는 상황에서, 시놉시스의 행보는 기술 인프라 기업이 얼마나 큰 영향력을 가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