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조각투자 플랫폼 '지브라', 투자자 만족할 상품 부족에 거래 수수료 높아

지난해 3월 출시한 대체불가토큰(NFT) 기반 명품 조각투자 플랫폼 지브라는 1주에서 2개월 이내에 처분이 가능한 샤넬, 루이비통 등의 중고명품 핸드백으로 포트폴리오를 선별한다고 하지만 높은 거래수수료와 투자자들이 만족할 만한 상품들이 다양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토큰포스트 취재 결과, NFT 기술을 활용한 조각투자는 수억 원 대의 부동산, 음원, 미술품 등으로도 확장됐지만, 대부분의 투자형 NFT의 경우 거래가 완료되기까지 불특정한 시간이 소요되는 것이 단점이다.

하지만 지브라는 회전율이 빠른 명품 핸드백을 쿠돈이 가진 유통망을 통해 자산 매각 시점을 최소화하는 것이 차별점이라고 마케팅을 진행했다.

지브라 관계자는 "1주에서 2개월 이내에 처분 한다는 것은 실제 상환된 데이터만 본 것"이라며 "투자자를 모집할 때 중고명품을 취급한지 업력 5년 이상 되었고 스테디셀러 상품을 선별한다"고 말했다.

이어 "NFT 기반이지만 지브라에서 중고 명품 직접 매입해 조각투자를 진행하고 마진을 투자자들에게 배분하는 구조이다"라며 "3개월 내에 처분하는 것을 목표로 상품구성을 하고 있는데 빨리 판매가 될 때도 있고 늦게 판매가 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아직 내부 논의 중이지만 판매가 늦어지면 명품 소유권을 직접 매입해서 투자자들에게 분배 하려고 한다"며 "기준을 어떻게 할지는 아직 정하지 않았고 아직은 판매 데이터가 많은 상품을 선별해 조각 투자를 진행 한다"고 강조했다.

지브라 관계자는 "증권성 판단에 대해서는 리셀러 상품이 아닌 1~3년이상 사용한 중고명품을 매입해 프리미엄을 붙여 조각투자를 진행한다"며 "지브라 플랫폼 내에 렌탈권도 서비스를 진행 하는데 투자자가 사용해 보고 싶다면 도와주고 있기 때문에 소유권 행사와는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 지브라, 투자자 만족할 상품 부족·거래 수수료 높아

지브라 애플리케이션을 살펴본 결과, 지난 14일 기준 중고명품 조각 투자를 진행하고 있는 제품은 루이비통 2개, 셀린 3개, 디올 2개, 샤넬 2개, 반클리프 아펠 1개, 에르메스 1개였다.

투자자들을 만족시킬 만한 다양한 브랜드와 상품들이 없다.

수익률이 좋고 빠르게 매각되는 상품을 선별해 제공 한다고 지브라 관계자는 입장을 밝혔지만, 투자자들의 선택권이 많지 않은 건 단점이다.

비슷한 조각투자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는 트레져러는 14일 기준, 45개의 명품 가방이 조각투자를 진행 중인데 전 상품 모두 샤넬을 취급하고 있으며 인공지능(AI)추천, 안정적, 공격적, 조기매각, 장기투자 등 5개의 카테고리로 나뉘어 진행하고 있다.

또 피스 같은 경우 작년 12월 초에 완판 됐지만 이후 상품을 출시하지 않고 있으며 지난 17일 한국투자증권과 신탁 계약 관련 프로세스 수립 등 토큰증권 상품 공급을 위해 전방위적으로 협업하기로 했다.

지브라 담당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90% 이상 루이비통 상품으로 포트폴리오가 구성돼 있고 200~300만원 사이의 상품을 취급한다”고 설명했는데 플랫폼에 구성된 상품과는 대조적이다.

익명의 업계 관계자는 "명품 조각상품은 사업 초기에 사람들의 이목을 끌 수 있지만 결론적으로는 명품은 한계가 있다"며 "지속 가능성이 있고 확장성이 있는 상품에 대한 연구와 발굴이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비싼 거래 수수료도 문제로 확인됐다. 지브라 거래 수수료는 22%로, 분야는 다르지만 뮤직카우의 거래 수수료는 거래 금액의 1.2% 이고 5주 이상 구매 주문 시에는 1.0%로 감면된다.

주식거래 수수료는 증권사 마다 차이가 있지만 0.015%에서 무료까지 모두 다른데 서로 경쟁하면서 수수료가 저렴한 곳이 많다.

거래 수수료가 비싸기 때문에 지브라가 제시하는 수익률과 실제 투자자가 손에 쥐는 수익이 다를 수 있는 것이 최대 단점이다.

◇ 근무인력 대표 포함 3명, 개발 부분 외주 맡겨

취업 플랫폼 사람인 기업정보에 따르면, 쿠돈은 대표이사를 포함해 고작 3명의 직원이 운영 하고 있었다.

조각투자 플랫폼을 운영 하려면 기획자부터 개발자 등 최소 7명 이상의 인력을 통해 시스템을 운영해야 한다.

지브라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대표님 포함 3명이서 고객관리나 상품 기획 업무를 진행하고 있고 시스템 운영은 외주를 통해 운영하고 있다"며 "지브라 플랫폼 시스템의 문제가 생기면 즉시 처리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경쟁사인 트레져러는 10명, 피스의 경우 20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피스는 명품뿐만 아니라 미술, 선박도 조각투자를 진행하고 트레져러는 명품을 포함해 와인, 시계, 금 등 다양한 상품에 조각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또한 피스는 자체 내에서 기획위원회를 통해 상품 포트폴리오를 기획하는데, 단기간 내에 가치 상승을 기대해 볼 수 있는 상품을 선별한다.

이어 구매할 물건이 결정되면 이를 직접 매입하고, 이후 두 차례에 걸친 정품 감정을 거쳐 포트폴리오를 공개함과 동시에 투자자들을 모집한다.

◇ 중고명품 시장 급성장...사업 지속성은 미지수

경기 불황이 계속 되면서 명품소비가 주춤하며 중고명품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지만 지브라의 사업 지속성은 미지수다.

중고 명품 거래는 기존 중고나라와 번개장터, 당근마켓 등 중고 플랫폼을 중심으로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져 있고, 최근 들어 대형마트와 백화점, 명품 브랜드사까지 중고 거래 시장에 뛰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백화점 3사는 중고 의류를 판매 시범 운영에 나섰고 구찌 모기업 케링 그룹, 버버리 그룹 PLC, 스텔라 매카트니는 개인의 중고 상품을 매입해 중고로 재판매하거나 다른 중고 플랫폼으로 판매하는 형식으로 중고 거래 시장에 참여 하고 있다.

구찌 외에도 보테가베네타, 생로랑 등을 소유하고 있는 케링 그룹은 지난 2020년 중고 거래 플랫폼 더리얼리얼과 전략적 제휴를 맺은 바 있으며, 지난해에는 또 다른 중고 거래 플랫폼 베스테에르에 지분 5%를 투자했다.

명품 플랫폼 트렌비는 중고명품 매출이 전체 매출대비 지난해 6월 11%에서 올해 6월 22%로 1년간 2배 상승했다고 지난 5일 밝혔다.

영업이익 역시 전제 영업이익 대비 작년 6월 약 6%에서 올해 6월약 28%로 높아졌다.

기자는 지브라 같은 명품 조각투자 플랫폼 방향성에 대해 한국유통학회 자문을 구했지만 회신을 받지 못했다.

익명의 업계 관계자는 "중고 명품의 경우 가품 이슈도 많고 사업의 지속성 의문으로 우려의 시선도 있다"며 "뿐만 아니라 가치 평가도 표준화되기 어렵다는 단점도 있어 지브라는 다양한 상품 구성 및 시장 상황에 제대로 대처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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