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트로픽, 금융 특화 AI 'Claude' 출시…팩트셋·S&P 데이터 즉시 연결

엔트로픽이 금융 산업 전용 생성형 AI 플랫폼 'Claude for Financial Services'를 출시하며 산업별 맞춤형 인공지능 확대에 본격 나섰다. 이 신제품은 기존 Claude for Enterprise의 금융 특화 버전으로, 복잡한 데이터 연결과 높은 처리량을 요구하는 금융 업계의 요구를 정밀하게 반영해 개발됐다.

엔트로픽이 새롭게 선보인 이번 플랫폼에는 대표적인 금융 데이터 제공업체인 팩트셋(FactSet), S&P 캐피탈 IQ, 피치북(PitchBook), 모닝스타(Morningstar)와의 사전 통합 커넥터가 내장되어 있어 사용자들이 별도의 설정 없이도 즉시 데이터를 호출할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강점이다. 특히 대형 자산운용사나 은행 분석가들이 자주 겪는 프롬프트 작성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프롬프트 라이브러리를 도입한 점도 핵심 기능으로 꼽힌다.

엔트로픽 금융서비스 부문 책임자인 조너선 펠로시는 “Claude 모델은 원래부터 금융 관련 워크로드에 강점을 보여왔고, 이번 버전은 이를 한 단계 더 개선한 제품”이라며 “규제 환경에 놓인 금융 기관들이 생성형 AI를 도입할 때 겪는 장애물을 기술적으로 제거하는 데 집중했다”고 밝혔다.

Claude for Financial Services는 높은 데이터 용량과 반복적인 분석 작업으로 인해 기존 Claude보다 자주 요금제 한도에 도달하는 금융 분석가들을 위한 확장된 처리량(limit)까지 제공한다. 또한 사용자가 데이터 연결, 워크플로우 구축, 프롬프트 조정 등을 손쉽게 설정할 수 있도록 구현되어 있어, 자체 기술 개발 없이도 엔터프라이즈급 AI 운용이 가능하다.

현재 미국과 유럽의 금융 기관들은 자체 AI 에이전트를 구축하거나 Claude, 제미니, 챗GPT 등 범용 AI 채팅 모델을 수용하여 비즈니스에 접목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생성형 AI를 도입하고 있다. 예를 들어, BNY 멜론은 엘리자(Eliza)라는 AI 플랫폼에서 수십 개의 AI 에이전트를 운영 중이며, 캐피털원은 자동차 대출과 재고 데이터를 자동으로 분석해주는 AI 기술을 도입한 바 있다.

엔트로픽은 이번 제품을 통해 이러한 시장 흐름 속에서 기술 도입 속도가 더딘 금융권의 신뢰를 얻기 위한 포석도 마련했다. 플랫폼 내부에 신원 확인(KYC) 요소가 아직 미비하다는 지적도 있으나, 펠로시는 "장기적으로는 다른 산업군도 고려하겠지만, 당분간은 엔터프라이즈 중심, 그리고 책임감 있는 AI 설계에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론칭은 산업 맞춤형 AI 전략이라는 관점에서 중요한 전환점이다. 실제로 엔트로픽은 최근 Canva, 노션(Notion), 스트라이프(Stripe), 피그마(Figma) 등 다양한 파트너의 툴을 Claude 내에서 자동으로 연결할 수 있도록 툴 디스커버리 기능 강화도 병행하고 있어, 향후 Claude 플랫폼이 금융을 넘어 의료, 제조, 교육 등 다른 규제 산업에서도 확산될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엔트로픽의 움직임은 생산성과 정확도를 중시하는 B2B 시장에서 생성형 AI의 진화를 보여주는 또 하나의 사례다. 금융권 고객들이 단순 챗봇이 아닌 업무 도구로 AI를 요구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 같은 수직 통합형 전략은 향후 생성형 AI 산업의 또 다른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