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 과학관 익스플로라토리움에서 열린 인공지능(AI) 특별 전시가 관람객들에게 새로운 형태의 체험 교육을 선보이며 주목받고 있다. 단순히 설명을 듣는 방식에서 벗어나, AI 기술을 몸으로 느끼고 감각으로 받아들이는 방식의 전시 구성은 기술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데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이번 여름 동안 진행 중인 'Adventures in AI' 전시는 AI를 단순한 기술 개념이 아니라 문화와 예술, 오감의 영역으로 끌어들인 것이 특징이다. 관람객은 설치물을 직접 만지고 조작하며 AI가 어떻게 학습하고, 예측하며, 판단하는지를 체험한다. 이를 통해 데이터 기반 판단이라는 AI의 핵심 원리를 깊이 있는 감각적 경험으로 이해할 수 있다.
가장 인상적인 설치물 중 하나는 '간단한 규칙에서 복잡한 결과가 유도되는 패턴'을 다룬 구역이다. 관람객은 세 개의 조절 장치를 돌리면서, 스크린 속 점과 선의 움직임이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직접 조율할 수 있다. 겉보기에는 기계적인 작동처럼 보이지만, 이 움직임은 더욱 유기적이고 생명체적인 느낌을 주며, AI가 만든 시각적 결과물이 예술적 감수성을 끌어낸다는 평가도 나온다.
또 다른 전시 구역에서는 관람객의 그림자에서 AI가 무엇을 떠올리는지를 추정하는 체험이 진행된다. 이는 AI와 인간이 대상을 인식하고 해석하는 방식의 차이를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인간이 맥락과 직관으로 판단하는 반면, AI는 누적된 통계와 유사성에 기반해 결과를 산출한다. 이러한 차이는 AI 기술의 한계뿐 아니라, 인간 중심적 사유 방식의 독창성을 동시에 나타낸다.
흥미로운 놀이 형식의 전시도 눈길을 끌었다. AI와 인간이 그림 맞히기 대결을 펼치는 구역에서는 관람객들이 자연스럽게 경쟁심을 드러내며 몰입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는 단순한 놀이를 넘어, 인간이 기술과 어떤 방식으로 공존하고 긴장 관계를 유지하려 하는지를 보여주는 일면이기도 하다. 체험에 참여한 이들은 AI 기술을 이기려는 집단적인 의지를 발휘하며 일종의 사회적 협력도 경험하게 된다.
이처럼 기술과 예술, 놀이가 결합된 전시는 보는 사람의 지성을 자극하고, AI와의 상호작용이 인간의 창의성과 어떻게 결합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앞으로 이러한 전시는 교육 현장뿐 아니라 미디어 아트, 정보 디자인 분야에서도 널리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AI를 단순히 분석 대상으로만 보지 않고, 조율 가능한 창작 파트너로 여기는 인식이 확산될 가능성도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