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인공지능(AI) 기업 루닛이 미국의 의료 영상진단 전문 기업 아큐민과 협력해 자사의 유방암 진단 기술을 미 전역으로 확대한다. 이를 통해 루닛은 북미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하게 될 전망이다.
루닛은 8월 19일, 미국 47개 주에서 150여 개 이미징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아큐민과 AI 기반 유방암 진단 솔루션 '루닛 인사이트 DBT'의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아큐민은 병원이나 클리닉 등 의료기관이 자체적으로 영상진단 시스템을 구축하기 어려울 때, 외부에서 해당 서비스를 위탁 제공하는 형태로 운영되는 대표적 영상의학 아웃소싱 기업이다.
이 계약을 통해 아큐민과 협력하는 1천 개 이상의 병원 및 의사 그룹에서도 루닛의 제품을 활용할 수 있게 된다. 특히 루닛 인사이트 DBT는 3차원 유방단층촬영술(DBT) 기반의 영상 데이터를 인공지능으로 분석해 의사의 진단을 보조하는 기술이다. 3D 유방촬영은 전통적인 2D 기법보다 암의 조기 발견율이 높아, 미국에서는 이미 주요한 진단 방식으로 자리 잡고 있다.
향후 이 제품이 아큐민의 전국 네트워크를 통해 확산되면, 루닛은 미국 내에서 자사 AI 솔루션의 사용 범위를 대폭 넓힐 수 있게 된다. 현재도 일부 미국 이미징센터에서 루닛 제품이 사용되고 있지만, 이번 협업은 그 범위를 전국으로 확장하는 계기가 된다. 이는 기술력뿐 아니라 미국 의료시장과의 접점을 확대하려는 루닛의 전략적 시도로 풀이된다.
업계 전문가들은 의료진의 업무 부담을 줄이면서도 진단의 정확도를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인공지능 기반 영상진단 기술이 병원 운영 효율성과 환자 의료 경험 모두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미국처럼 의료 인프라가 분산되고 고령화가 진행 중인 국가에서는 진단 효율을 높이는 솔루션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글로벌 의료 플랫폼 내에서 한국 인공지능 기술의 경쟁력을 한층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루닛의 사례처럼 기술력과 임상 검증을 바탕으로 한 솔루션이 실제 의료 시스템에 적용될 경우, 한국 기업의 AI 의료기기 수출 확대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