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AI 스타트업 투자 열기 지속…한 주간 2조 원 자금 몰렸다

미국 스타트업 투자 시장에서 인공지능(AI)에 대한 열풍은 여전히 식지 않고 있다. 최근 집계된 한 주간 주요 투자 라운드에서 AI 스타트업들이 대거 자금을 끌어모으며 기술 중심 투자의 무게중심을 더욱 분명하게 드러냈다. 특히, 기존의 창업 요충지였던 샌프란시스코 베이 에어리어 대신 시애틀·오스틴·뉴욕 등지 기업들이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면서 지리적 분산도 부각되고 있다.

이번 주 최대 규모 자금 유치는 배터리 소재 개발업체인 그룹14 테크놀로지스(Group14 Technologies)로, 시리즈 D 라운드에서 약 6,667억 원($463M)을 확보했다. 이 라운드는 SK와 기존 투자자들이 주도했으며, 자금과 함께 그룹14는 SK와의 합작으로 운영 중이던 한국 공장의 완전한 소유권도 인수했다. 테슬라 등과 경쟁 중인 차세대 배터리 소재 시장에서 그룹14의 입지가 한층 견고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AI 로보틱스 스타트업 필드AI(Field AI)는 두 차례 투자라운드에서 총 5,832억 원($405M)을 조달했다.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 홀딩스와 제프 베이조스의 개인 투자사 베이조스 원정대(Bezos Expeditions), 그리고 프리즘 캐피털 등이 공동 투자에 참여했다. 이들이 개발하는 '하나의 소프트웨어 브레인'은 다양한 로봇 환경에 적용 가능한 범용 AI 시스템으로, 미 국방이나 제조업 등에서 활용도가 클 것으로 분석된다.

AI 자동화 도구 개발사 일리스AI(EliseAI)도 시리즈 E 라운드를 통해 3,600억 원($250M)을 유치했다. 앤드리센 호로위츠 및 베세머벤처파트너스가 주도한 이번 투자로 회사는 팀 규모를 3배로 확대하고, 헬스케어 및 주택관리 부문에서 AI 솔루션 도입을 가속화할 계획이다.

보안 분야에선 온틱(Ontic)이 3,300억 원($230M)을 확보하며 눈길을 끌었다. 미국 사모펀드 KKR이 주도한 이 시리즈 C 투자는 기업 보안팀을 위한 AI 기반 위협 탐지 기술과 자동화 시스템 분야 확대에 집중될 예정이다.

공급망 위험관리 플랫폼 오버홀(Overhaul)은 1,500억 원($105M)을 시리즈 C 투자로 모았다. 오스틴에 본사를 둔 이 회사는 9년간 누적 4,370억 원 규모의 자금을 유치하며 AI 기반 물류 리스크 분석 서비스 고도화에 주력하고 있다.

이밖에도 미니 원자로로 데이터센터 에너지 문제 해결을 목표로 하는 아알로 아토믹스(Aalo Atomics)와 슬립테크 기반 수면 개선 제품을 개발하는 에잇슬립(Eight Sleep)이 각각 1,440억 원($100M)을 조달하며 기술의 다변화도 확인됐다. 자율주행차 기업 뉴로(Nuro)는 시리즈 E 연장 라운드에서 1,400억 원($97M)을 받았으며, 동일 금액 투자에서도 엔비디아(NVDA)의 전략적 투자 유치가 동시에 진행돼 주목된다.

이러한 모습은 단편적인 AI 투자 열기를 넘어, 실제 산업 자동화와 생산성 극대화라는 명확한 목적성을 동반한 확산으로 해석할 수 있다. 특히 투자액 상위 10개 기업 가운데 절반 이상이 AI 기술과 직결된 분야라는 사실은 그 중요성을 대변한다.

전체적으로 보면, AI는 스타트업 생태계에서 단순한 유행을 넘어 산업 전반의 구조적 전환을 이끄는 핵심 동력으로 자리잡고 있다. 다만 전통적 창업 중심지인 샌프란시스코 지역이 한 발 물러선 가운데, 오스틴, 시애틀, 뉴욕 등 다양한 지역의 약진은 향후 미국 창업 생태계의 균형적 확장을 예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