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인간보다 뛰어난 지능을 갖춘 아바타가 메타버스와 현실 세계를 넘나들며 본격적인 지식 노동과 정보 서비스를 수행할 수 있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메타버스 환경에서 인간을 대신하는 ‘아바타’는 머지않아 인공지능 기술과 결합해 독립적인 사회적 주체로 기능할 것으로 보인다. 단순히 인간 모습을 본뜬 대리자 역할을 넘어서, 챗GPT 같은 대규모 언어모델이 탑재된 아바타는 기존 인간 아바타보다 높은 수준의 사고력과 효율성을 갖춰, 지식 생산과 정보 제공의 중심축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대표적인 예로, 하루 24시간 내내 쉬지 않고 과학적 실험이나 분석, 고객 응대 같은 고차원적 작업을 수행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이러한 변화는 메타버스뿐 아니라 현실 영역에서도 영향을 미친다. 인공지능 로봇이 연구소나 제조업 현장에서 인간 없이도 복잡한 작업을 지속 수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존에는 사람이 담당하던 반복적 업무부터 고도의 판단이 요구되던 분야까지 그 범위가 확장되면서, 생산성과 효율성이 비약적으로 증가할 가능성이 커졌다. 특히 건설, 제조, 디자인 분야 등에서는 작업 속도뿐 아니라 질적 측면에서도 인공지능 기반 기술이 주도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문제는 인공지능의 능력이 인간을 보조하는 수준에 머무르지 않고, 오히려 인간을 지배하거나 종속시키는 단계까지 갈 수 있다는 우려다. 역사적으로 권력자와 자본가, 정부가 정보와 자원을 독점하며 개인을 소외시킨 사례처럼, 인공지능도 특정 목적에 따라 인간에게 은연중에 영향을 끼치며 방향성을 주입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인공지능 아바타가 비서처럼 개인을 돕는 과정에서도 개인의 판단이나 사고에 영향을 줄 수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특정 사상이나 논리를 인간 사회 전반에 퍼뜨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런 흐름 속에서 가장 시급한 과제는 인공지능 기술에 대한 강력한 국제적 규범을 마련하는 일이다. 전문가들은 인공지능의 발전이 마치 20세기 중반 핵무기의 개발과 유사한 ‘제2의 판도라 상자’를 여는 일이라고 경고한다. 핵무기처럼 무분별한 사용이 인류 전체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국제사회가 협력을 통해 기술의 남용을 막고 인공지능의 책임 있는 운영을 유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인공지능 기술이 얼마나 빠르게 진화하는지에 따라 더욱 가시화될 가능성이 크다. 앞으로 인간이 인공지능에 대응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단순 창조력 이상의 복합적 전략과, 기술을 제어할 수 있는 글로벌 차원의 제도적 안전장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