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그룹이 인공지능(AI)을 자사 금융상품 전략의 핵심으로 삼으면서, 국내외 투자 시장에서 새로운 주도권 확보에 나섰다. 특히 미국 내 AI 전문 계열사 웰스스팟을 중심으로, 전통적인 자산운용 방식을 넘어서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미래에셋의 AI 전략을 실질적으로 주도하고 있는 웰스스팟은 인공지능 모델을 통해 투자 판단을 지원하는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이 회사는 2023년 12월 미국에 설립된 금융 AI 전문 조직으로, AI 기술과 금융 전문가들의 협업을 통해 이른바 '하이브리드형 자산운용'을 지향한다. 지난 6월에는 미국 회사채에 투자하는 AI 기반 상장지수펀드(ETF)를 세계 시장에 처음으로 선보이며 이목을 끌었다.
김연추 웰스스팟 대표는 인터뷰를 통해, AI 기반 펀드의 강점으로 ‘일관성과 유연성’을 동시에 꼽았다. 인공지능은 투자 전략을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지속적으로 실행할 수 있는 반면, 기존의 정형화된 수치 모델보다 훨씬 다양한 비정형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어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앞으로 AI가 각 개인의 재정 상황, 투자 성향에 따라 맞춤형으로 투자 전략을 제시하는 ‘개인화’가 주요 방향이 될 것이라 전망한다.
웰스스팟은 향후 주식, 원자재 같은 실물자산을 다루는 AI 모델 개발에 힘을 쏟고 있으며, 다양한 ETF에 분산 투자하는 EMP(ETF Managed Portfolio) 영역에도 관심을 두고 있다. 김 대표는 AI가 뛰어난 분석 능력을 보여주지만, 여전히 금융 전문가가 모델의 판단 근거를 이해하고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금융회사들의 신뢰성과 경쟁력을 좌우할 수 있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한편, AI가 투자 판단을 내리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예측 불가능성과 과열 매매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웰스스팟 측은 현대 AI가 과거의 단순한 수치모델과 달리 다양성과 차별화된 전략을 구현할 수 있어, 투자자 간 동조화(같은 방향의 매매) 현상은 상대적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반 투자자들이 AI의 투자 결정을 이해하기 쉽게 만드는 서비스도 앞으로 중요한 경쟁 포인트가 될 수 있다.
이러한 흐름은 향후 금융 시장이 기술 기반으로 더욱 정교해지고, 소비자 맞춤형 자산관리 서비스가 본격화되는 방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특히 웰스스팟의 기술력이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넓혀간다면, 국내 AI 기반 금융산업 전반에도 긍정적인 파급 효과를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