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인공지능을 국내 제조업 현장에 본격적으로 도입해 2030년까지 100조 원대의 경제 부가가치를 창출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놓았다. 이를 위해 관련 기업, 대학, 연구기관 등이 참여하는 대형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산업별 특화 분과를 중심으로 공동 기술 개발과 상용화 확산에 나선다.
산업통상자원부와 대한상공회의소는 2025년 9월 10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제조 AX 얼라이언스’ 출범을 공식화했다. 여기서 AX란 ‘AI 전환(manufacturing AI transformation)’의 약자로, 전통 제조업에 인공지능 기술을 대대적으로 접목해 공급망 고도화와 산업 경쟁력 강화를 이끌겠다는 전략이다. 이 협의체에는 1,000개가 넘는 국내 주요 제조 대기업과 AI 관련 기술기업, 소재 부품 회사, 학계, 연구기관이 참여하고 있다.
제조 AX 얼라이언스는 총 10개의 분과로 나뉘며, 이들 분과는 각각 AI 및 제조 특화 기술을 집중 개발한다. 예를 들어, LG전자, 현대차, 포스코, 대한항공 등 핵심 대기업이 참여하는 ‘AI 팩토리’ 분과는 AI 기반 스마트공장 500개를 보급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또 이마트, 롯데마트 등 유통기업이 포함된 ‘AI 유통·물류’ 분과는 2028년까지 지능형 물류 매장 테스트베드 구축에 나선다. 휴머노이드 분과는 2029년 연간 1,000대 이상의 로봇 양산을 목표로 한다.
정부는 이러한 민간 주도의 협력체계가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재정 및 제도적 지원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올해 산업부의 AI 관련 예산 5,651억 원 가운데 상당 부분이 얼라이언스 프로젝트에 투입되며, 내년도 예산은 두 배 이상 증액된 1조 1,347억 원으로 편성됐다. 여기에 국민성장펀드 등 민간자금과 산업용 데이터센터, 시뮬레이션 환경, 고성능 컴퓨팅 인프라 등도 활용된다. 규제개선에도 나서, 산업인공지능전환촉진법 제정 등을 통해 기술 도입 장벽을 줄일 계획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우리나라가 AI 기술력과 제조업의 결합에서 세계 선두주자로 올라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AI 전환은 단순한 첨단 기술 개발이 아니라 기업 생존과 국가 경쟁력이 걸린 문제”라며 “제조업 강국인 대한민국이 미래에도 주도권을 잃지 않기 위해서는 AI 기술 내재화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제조업 전반의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하고, 신산업 창출의 기반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대기업뿐 아니라 중견·중소기업까지 AI 전환이 확산되면, 산업 생태계 전반의 생산성과 품질 향상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