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반도체 시장을 이끄는 엔비디아(NVDA)가 인공지능(AI) 분야를 또 한 번 뒤흔드는 대규모 투자에 나섰다. 엔비디아는 AI 챗봇 '챗GPT'의 개발사로 잘 알려진 오픈AI(OpenAI)에 최대 1,000억 달러(약 144조 원)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이번 협력은 단순한 지분 투자 이상의 전략적 파트너십으로 평가받으며, AI 인프라 확장을 둘러싼 글로벌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번 투자는 양사가 체결한 전략적 제휴의 일환으로, 엔비디아는 오픈AI가 차세대 AI 모델을 학습하고 운영할 수 있도록 최소 10GW 규모의 고성능 컴퓨팅 시스템을 공급하게 된다. 이를 위한 데이터센터 및 전력 인프라 구축까지 포함돼 있으며, 이에 따라 엔비디아는 AI 연산 플랫폼 구축에 직결되는 대규모 자금을 집행하게 됐다.
샘 알트먼(Sam Altman)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모든 것은 컴퓨트에서 시작된다"며 "엔비디아와 함께 구축하는 인프라는 미래 경제의 핵심이 될 것이며, 이를 통해 AI 혁신과 실질적인 비즈니스 솔루션을 동시에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발표는 엔비디아가 최근 스타트업 투자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는 흐름의 연장선으로도 읽힌다. 올해 들어서만도 자회사 엔벤처스(NVentures)를 통해 42곳 이상의 스타트업에 투자했으며, 이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소폭 증가한 규모다. 특히 하드웨어와 AI 분야에 중점을 둔 투자 행보는 자사의 반도체 생태계를 단단히 구축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이번 투자에 앞서 소프트뱅크(SoftBank)도 지난 3월, 오픈AI에 최대 400억 달러(약 57조 6,000억 원)를 투자하기로 발표하며 역사상 최대 벤처 투자 중 하나로 기록된 바 있다. 이에 따라 오픈AI는 글로벌 기술자본의 쏠림 현상을 대표하는 상징적 기업으로 자리잡고 있으며, 챗GPT 이후 차세대 모델 개발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엔비디아와 오픈AI 간 대형 파트너십이 현실화되면서 AI 생태계는 더욱 빠르게 팽창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 반도체 성능 등 AI 비즈니스에 필수적인 요소들에 대한 통제력을 어느 기업이 먼저 확보하느냐가 향후 시장 주도권을 좌우할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