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분야 스타트업 앤스로픽이 최신 AI 모델 ‘클로드 소네트 4.5’를 선보이며, 현재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오픈AI와의 경쟁에 한층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이번 신제품은 기술적 성능과 활용 가능성에서 전작을 넘어서는 수준으로 평가돼, AI 시장에 새로운 긴장감을 불어넣고 있다.
앤스로픽은 9월 29일(현지시간) 자사 공식 발표를 통해 ‘클로드 소네트 4.5’ 출시 사실을 알렸다. 이 모델은 올해 5월 출시됐던 ‘클로드 소네트 4’와 8월의 프리미엄급 모델 ‘클로드 오퍼스 4.1’에 이어 내놓은 최신 버전으로, 명확한 세대 간 진화를 목표로 개발됐다. ‘클로드(Claude)’는 앤스로픽이 개발한 기업용 AI 플랫폼 브랜드로, 단순 챗봇 기능을 넘어 비즈니스와 코딩, 분석 등 전문적인 용도에 최적화돼 있다.
이번 신모델은 기존 모델과 비교해 코딩 능력, 비즈니스 문서 처리, 컴퓨터 활용도 등에서 뚜렷한 성능 향상을 보였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특히 사이버보안, 금융 분석, 과학 연구 등 고도화된 업무 수행에서도 경쟁력을 갖췄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업계에서 활용하는 ‘SWE 벤치 베리파이드’(SWE-bench Verified) 평가에서는 세계 최고의 코딩 전문 AI 중 하나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앤스로픽 공동창업자이자 최고과학책임자인 재러드 카플란은 CNBC 인터뷰에서 이번 모델을 “단순히 똑똑하기만 한 것이 아니라 문제 해결의 동료처럼 느껴질 만큼 인간적인 상호작용 경험을 강화했다”고 밝혔다. 흥미로운 점은 이 모델이 프리미엄 모델인 ‘클로드 오퍼스 4.1’보다 작은 규모였음에도, 대부분의 영역에서 더 뛰어난 성능을 보여준다는 점이다. 특히 사용자가 한번 지시만 내리면 AI가 스스로 작업을 이어가는 능력, 즉 ‘지시 지속 시간’이 최대 30시간까지 가능해져 전작의 7시간 대비 약 네 배 이상 개선됐다.
AI의 윤리성과 안전성도 이번 모델에서 크게 강화됐다. 앤스로픽 측은 소네트 4.5가 광범위한 안전성 학습 과정을 거쳤으며, 이를 통해 사용자 요구에만 맞춰 과도하게 반응하거나 부정확한 답변을 유도하는 행위가 현저히 줄었다고 설명했다. 이는 AI의 신뢰성과 기업 활용도를 높이기 위한 기술적 진화로 해석된다.
한편 앤스로픽은 연말까지 추가 모델 출시 가능성도 시사했다. 카플란 최고과학책임자는 “앞으로 한두 차례 더 신형 모델을 발표할 계획”이라며 “오퍼스 계열 신버전이 될 확률이 크다”고 밝혔다. 오픈AI 출신 엔지니어들이 2021년 설립한 앤스로픽은 현재 아마존과 구글 등 대형 기술기업들의 투자를 받은 상태이며, 기업 가치는 약 1,830억 달러(한화 약 256조 원)에 달한다. 전 세계에서 약 30만 개 기업이 클로드 제품을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 AI 시장에서 단순한 성능 경쟁을 넘어 기술 안전성과 업무 적용성, 그리고 사용자 경험 개선을 중심으로 한 다차원적 경쟁이 본격화될 가능성을 보여준다. 앤스로픽과 오픈AI 간의 기술 격차와 전략 차별화가 향후 AI 생태계의 판도를 바꿀 핵심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