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의 경쟁사로 주목받고 있는 미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앤스로픽이 글로벌 시장 확장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해외 수요가 빠르게 늘면서, 인력과 연구시설을 확장하며 미국 외 지역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앤스로픽이 공개한 계획에 따르면, 회사는 올해 해외 인력을 3배, 응용 AI 전문팀은 5배까지 늘릴 예정이다. 아울러 최근 일본 도쿄에 아시아 첫 지사를 신설했으며, 인도, 호주, 뉴질랜드, 한국, 싱가포르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현지 책임자를 채용 중이다. 유럽 시장에도 본격 진출하고 있는데, 스위스 취리히에는 연구 중심의 허브를 건설 중이며, 영국과 독일 등지에서도 사업 기반을 넓히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은 앤스로픽의 주력 AI 모델인 '클로드'의 해외 이용이 급격히 증가한 데 따른 것이다. 전 세계 클로드 사용자 가운데 약 80%가 미국 외 지역에 있을 만큼, 글로벌 수요가 중심축이 됐다. 특히 국민 1인당 활용률로 보면 한국, 호주, 싱가포르 등은 이미 미국보다 클로드 사용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클로드는 단순 챗봇을 넘어 기업의 실무 지원과 코딩, 데이터 분석 등 다양한 업무에 적용되고 있다.
앤스로픽은 이처럼 글로벌 확장을 기반으로 매출 확대도 이뤄내고 있다. AI 코딩 기능을 지원하는 소프트웨어인 '클로드 코드'는 출시 3개월 만에 사용량이 10배 증가하며 급성장 중이다. 이에 따라 회사의 1년간 예상 매출은 최근 50억 달러(약 6조8천억 원)를 돌파했다. 이는 불과 2023년 초만 해도 8천700만 달러 수준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괄목할 만한 성장이다. 회사 측은 클로드 코드가 단기간에 5억 달러 규모의 수익을 창출한 제품으로 자리 잡았다고 강조했다.
앤스로픽은 2021년 구글 출신 연구자들에 의해 창업된 기업으로, 현재 기업 가치는 약 1천830억 달러로 평가된다. 이는 오픈AI의 추정 가치인 5천억 달러의 약 3분의 1 수준이지만, 빠른 성장세와 글로벌 수요 확대를 고려할 때 잠재력은 여전히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AI 기술의 중심이 미국에서 다양한 국가로 분산될 가능성을 보여주는 신호로 풀이된다. 특히 각국 기업의 실무 수요를 정조준한 AI 서비스가 주류를 이끌면서, 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