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인공지능 산업 성장 기대를 타고 2일 장 초반 급등세를 보였다. 양사의 주가는 나란히 최근 1년 사이 최고치를 갈아치우며 시장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이날 오전 9시 15분 기준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3.95% 오른 8만9천4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장 개시 직후에는 8만9천900원까지 치솟으며 52주 신고가를 기록했다. 같은 시각 SK하이닉스 역시 8.89% 상승한 39만2천800원을 기록했고, 장 초반에는 39만3천500원까지 올라 신고가를 새로 썼다.
이 같은 주가 강세는 인공지능 기술의 확산과 이에 따른 메모리 반도체 수요 증가 기대감이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특히 전날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가 서울을 방문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과 만나 ‘스타게이트 이니셔티브’를 발표한 것이 직접적인 촉매로 작용했다. 이니셔티브는 전 세계 AI 개발 기반을 확대하겠다는 오픈AI의 전략으로, 한국도 그 중심축 중 하나로 부각되고 있다.
여기에 미국 뉴욕 증시에서의 반도체 관련 호재도 한몫했다. 현지 시간으로 1일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주가는 8.9% 급등했으며, 주요 반도체 종목으로 구성된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도 2.1% 상승했다. 이러한 흐름은 국내 반도체 업체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시장 전문가들은 구조적인 AI 기술 수요의 증가가 반도체 산업 전반에 긍정적인 사이클을 만들고 있다고 진단한다. 키움증권 한지영 연구원은 “AI 산업 성장에 대한 기대가 HBM(고대역폭 메모리), D램, 낸드 등 메모리 반도체 업황에 이른바 슈퍼 사이클을 유도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슈퍼 사이클은 장기간에 걸친 수요 호황 국면을 뜻하는 산업적 용어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글로벌 AI 인프라가 본격적으로 구축됨에 따라 더욱 가속화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한국 반도체 산업이 AI 데이터 처리의 핵심 부품 공급 역할을 맡게 될 경우, 향후 수익성과 주가 흐름 모두에서 중장기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