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변하는 인공지능 시장에서 '에이전틱 AI'라는 신개념이 기업 자동화의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AI 시스템이 단순한 분석 도구를 넘어, 인간의 판단을 모사하며 자율적으로 업무를 수행하는 단계로 진화하고 있는 가운데, 기업들은 기술의 실용화를 위해 조직문화 전환까지 병행하고 있다.
최근 열린 구글 클라우드 파트너 AI 시리즈 행사에서 클라이브 드수자 구글 클라우드 파트너 엔지니어링 디렉터와 빅카스 아가왈 PwC 미국 법인의 최고 기술·혁신 책임자는 이 같은 흐름을 심도 있게 조명했다. 두 전문가는 AI의 성능 지표보다는 통합적이고 도메인 특화된 플랫폼 제공 여부가 점점 더 중요한 선택 기준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단순히 빠른 연산 능력이나 언어모델 성능을 강조하는 시대는 저물고, 실제 업무와 얼마나 잘 맞물려 작동하는지가 클라우드 파트너 선정의 본질적 기준이 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에이전틱 AI의 도입은 기업의 업무 전반을 '파일럿' 단계에서 실제 운영으로 확장하게 만든 중심 동력이다. 아가왈에 따르면, 많은 기업이 AI 적용을 통해 기존 워크플로의 비효율성과 노후화를 직시하게 됐고, 이를 발판 삼아 디지털 혁신에 나서고 있다. 특히 그는 “대시보드에서 인사이트를 얻는 행위 자체가 이제 AI 에이전트에 의해 실시간으로 대체될 수 있고, 이 인사이트를 바탕으로의 '실행'까지 모두 자동화되는 흐름으로 전환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PwC와 구글 클라우드는 지난 8월, 120종 이상의 엔터프라이즈용 AI 에이전트를 공동 개발했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 적용 사례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예컨대, 한 콜센터 고객사는 AI를 통해 기존 2,000명의 인력 운영 체계를 대폭 간소화했고, 또 다른 사례에서는 200명의 패러리걸이 수행하던 법률 문서 간소화 작업을 AI 자동화로 처리해 인력을 10분의 1 수준으로 줄일 수 있었다. 이 같은 변화는 단순한 인건비 절감 차원을 넘어, 업무 정확성과 속도를 동시에 확보한 실질적 성과로 평가된다.
AI 도입 과정에서 기업들이 중요하게 여긴 요소는 '신뢰'였다. 아가왈은 "AI 시스템이 블랙박스가 아닌, 명확한 추론과 로직 기반의 구조임을 투명하게 보여줄 수 있어야 신뢰가 확보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PwC는 광범위한 백테스트와 시뮬레이션을 통해 AI 출력값과 인간의 판단을 비교 검증했다고 밝혔다. 그는 “기계나 인간 모두 오류 가능성은 존재하지만, 오히려 기계가 덜 불완전하다는 결과도 종종 나온다”고 덧붙였다.
이번 행사를 통해 드러난 핵심은 에이전틱 AI가 더 이상 이론적 개념이 아닌, 비용절감과 업무 혁신을 실현하는 현실적 도구로 자리 잡았다는 점이다. 다양한 파트너십과 시스템 통합이 관건이 된 지금, 클라우드 시장의 주도권도 이에 기반한 플랫폼 전략의 성패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