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명절을 전후해 받은 용돈을 어떻게 활용할지 고민하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인공지능(AI)을 활용한 투자 자문 서비스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소액의 단기 투자 수요가 늘면서 로보어드바이저 기반의 AI 투자 앱이 새로운 자산운용 수단으로 자리잡고 있다.
최근 금융권에서는 모바일 기반의 자동화 투자 시스템인 '로보어드바이저'가 빠른 속도로 일반 투자자 사이에 퍼지고 있다. 로보어드바이저는 사용자의 투자 성향, 기대수익률, 운용 기간 등의 조건을 입력받아 금융시장 데이터를 분석하고, 그 결과에 따라 펀드나 상장지수펀드(ETF), 머니마켓펀드(MMF) 등으로 구성된 맞춤형 포트폴리오를 제안하는 서비스다. 과거에는 전문가의 조언이 필수였던 투자 설계를, 알고리즘이 대신 해주는 방식이다.
이러한 자동화 시스템은 특히 단기적이고 안정적인 운용을 원할 때 그 진가를 발휘한다. 예컨대, 투자기간을 ‘3개월’, 목표를 ‘안정적인 수익’으로 설정하면, 시스템은 채권형 펀드나 단기 예금, 국공채 기반 ETF 등을 추천한다. 이는 은행 예금과 유사하지만, 자산을 더 잘게 나눠 분산함으로써 한정된 리스크 안에서 수익률 제고를 도모하는 구조다. 다만, 기대 수익은 크지 않으며, 안전성과 분산 효과에 방점이 찍혀 있다.
이용자 입장에서는 접근성이 큰 장점이다. 복잡한 금융 지식 없이도 몇 가지 질문에 답하는 것만으로 간단한 투자 계획을 세울 수 있고, 별도로 전문가를 찾아가지 않아도 된다. 특히 자산이 크지 않은 대학생이나 주부, 직장인 등에게는 시간과 비용 면에서 효율적이다. 한편, 최근 들어 대형 언어모델(LLM)을 활용해 사용자 맞춤형 답변까지 제공하는 고도화된 서비스도 등장하고 있다.
그러나 금융당국과 전문가들은 로보어드바이저에 대한 맹신을 경계하라고 조언한다. 알고리즘이 과거 데이터를 바탕으로 최적의 포트폴리오를 제시하지만, 시장의 돌발 변수나 지정학적 리스크, 환율 변동 상황까지 정확히 예측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같은 조건을 입력한 투자자들이 비슷한 상품에 몰릴 경우, 시장 충격이 투자 손실로 확대될 수 있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또한, 일부 서비스는 수수료가 부과되며, 이는 단순 예금과 비교할 때 비용 측면에서 불리할 수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결국 AI 자문 서비스는 결정을 내려주는 도구가 아니라, 참고를 위한 조언자의 역할에 가깝다. 사용자 스스로가 자신에게 맞는 전략을 고르고 판단을 내리는 과정을 거쳐야만, 의미 있는 투자 경험으로 이어질 수 있다. 명절에 받은 용돈처럼 일시적인 자금은 AI 자문을 통해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지만,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은 어디까지나 투자자 본인의 몫이란 사실을 잊지 않아야 한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도 기술에 친숙한 젊은 소비자층을 중심으로 더욱 확산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금융 리터러시(이해력)의 격차에 따른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이용자의 판단력을 보완할 수 있는 교육과 안내도 함께 이뤄져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