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제조업은 더 이상 단순한 자동화를 위한 공간이 아니다. 이제는 인공지능이 사람과 협업하며 인간의 판단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반복 작업을 대체하는 수준에서 벗어나, AI는 공장 현장과 의사결정 구조 전반에 걸쳐 인간 중심의 생산성 혁신을 이끌고 있다.
최근 열린 QAD Champions of Manufacturing 콘퍼런스에서는 이러한 흐름이 주요 화두로 부각됐다. 이 행사에서 QAD 측은 로봇 도입이 인간의 역할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보완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더큐브리서치(theCUBE Research)의 스콧 헵너는 기업들이 AI를 통해 단순 자동화보다 디지털 노동력 증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디지털 인력이 불가피해 보인다. 이는 인간에게 새로운 능력을 부여하는 방식이며, 인력을 대체하려는 접근은 오히려 전략적 실수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AI는 주요 제조기업에서 전략적 인재를 중심으로 활용되며, 단순 조립 또는 외주 영역 외에도 공급망, 패키징과 배송 등 다양한 공정 단계에서 효율성을 끌어올리고 있다. 기업은 기존 자원의 단기 비용절감보다 장기적 ‘지식 기반 직무’ 창출에 초점을 맞추며, 이를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고자 한다.
QAD의 CEO 산제이 브라마워는 AI를 기반으로 한 전환의 핵심은 현장 인력에 대한 권한 부여라고 강조했다. 그는 “숙련된 현장 근로자에게 최신 기술을 제공해 생산성을 높이는 동시에, 차세대 인재가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밝혔다. 브라마워에 따르면, AI는 단순한 자동화 도구가 아닌, 행동을 실행하는 시스템으로 발전해야 하며, 이는 생산 현장의 사고방식을 근본부터 바꾸는 요소다.
AI 활용은 단순히 데이터를 처리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QAD 레드존(QAD Redzone)의 켄 피셔 사장은 “기술 도입은 행동 변화를 이끌어야 하며, 그래야만 생산 현장에서 실질적인 전환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허쉬(Hershey), 네슬레 퓨리나(Nestlé Purina) 등은 실시간 데이터 기반의 협업 시스템으로 사일로를 해소하고, 부서 간 장벽을 무너뜨리는 방식으로 조직을 재설계하고 있다.
ERP 시스템에서도 AI의 역할은 강화되고 있다. 기존에 단순 기록용이던 시스템에서 벗어나, 즉각적인 의사결정 구현이 가능하도록 재편된 것이다. QAD의 제조용 ERP 부문 대표 아밋 샤르마는 미래형 시스템은 ‘기록의 시스템’이 아니라 ‘행동의 시스템’이라고 강조하며, “공급 지연이 발생했을 때, 그 알림이 단지 데이터로 남지 않고 대응 전략으로 연결되어야 진짜 효용을 발휘한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시스템의 감시 능력’ 또한 주목받고 있다. QAD의 글로벌 제조·공급망 전문 서비스 부문 부사장 히카르두 레이타오는 “시스템이 단지 데이터를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고 고객이 실질적으로 진전을 이룰 수 있도록 결정 지원 도구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조업 내부 현장에서도 변화는 감지된다. 헨드릭슨 USA의 엔터프라이즈 애플리케이션 디렉터 데이브 밀러는 “중복된 작업을 제거하고, 사람들에게 보다 창의적인 활동의 시간을 확보해 줘야 한다”고 말했다.
궁극적으로 AI는 제조업에서 단순한 효율성 수단이 아니라, 경쟁력 강화를 위한 핵심 인프라로 자리 잡고 있다. 더 똑똑하고 실천 중심적인 플랫폼을 통해, 기업들이 미래의 공장을 완성해 나가는 트렌드는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