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이 향후 50년간 글로벌 경제의 핵심 인프라 층으로 부상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민간 자본 시장 인텔리전스 기업 피치북(PitchBook)이 발표한 '2026 인공지능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AI는 이제 실험적 기술을 넘어서 거의 모든 산업의 가치 창출과 파괴를 주도하는 필수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보고서는 특히 기업용 소프트웨어 부문에서 AI 기반 고객지원 시스템이 단기적으로 가장 큰 수혜 분야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자동 티켓 처리와 업무 흐름 자동화를 통해 즉각적인 투자 수익을 가져오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해당 시장은 2025년 279억 달러(약 40조 2,000억 원) 규모에서 2030년까지 562억 달러(약 80조 9,000억 원)로 두 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분석됐다.

기존의 비즈니스 인텔리전스와 데이터 분석 플랫폼은 실시간 에이전트 기반 분석과 자연어 인터페이스에 밀려 점점 설 자리를 잃고 있다. 또 전 세계적으로 규제가 복잡해지면서 컴플라이언스용 AI 소프트웨어도 새로운 성장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인프라형 소프트웨어 시장에서도 데이터 품질, 거버넌스, 벡터 데이터베이스와 같은 요소가 대규모 모델 운영에 필수로 작용하면서 AI 중심의 데이터 관리 솔루션이 핵심 기초 기술로 떠오르고 있다. 이 시장 규모는 2025년 692억 달러(약 99조 6,000억 원)에서 2030년 1,556억 달러(약 224조 원)에 이르는 성장세가 전망된다.

AI는 사이버보안 영역에서도 영향을 확대하고 있다. 악의적 명령어 대응, 데이터 도난 방지, 오용 방지 차원에서 AI 기반 데이터 보호와 암호화 기술이 중요해지고 있다. 이 분야는 2030년까지 323억 달러(약 46조 5,000억 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며, 자체 AI 보안 기능을 통합하는 기존 대기업 보안 플랫폼들에 의해 2차 웨이브 스타트업들은 압박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피치북은 지적했다.

국방 기술 분야에서는 해양 자율 무기체계가 가장 전략적으로 주목받아야 할 AI 영역 중 하나로 꼽혔다. 해저 케이블 보호, 에너지 인프라 안정성, 해군 현대화 등의 필요성이 이 기술의 도입을 가속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유인 드론과 전통적 레이더 플랫폼은 자동화 시스템에 밀릴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된다.

공급망 기술 역시 AI 도입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지정학적 불안, 무역 규제, 복잡한 법적 요건 등으로 인해 기업들이 물류 시스템 재편에 나서면서 AI 기반 계획 플랫폼과 로봇 자동화 시스템의 활약이 본격화되고 있다. 물류 자동화 시장은 2025년 65억 달러(약 9조 3,600억 원)에서 2030년 134억 달러(약 19조 3,000억 원)로 증가할 전망이다. 기존 육상 운송 및 운송 운영 기업들이 자율주행 기술을 통합하지 못할 경우, 장기적인 도태 위험성도 커졌다.

이 외에도 AI의 기반 모델 시장, 자율형 상거래 인프라, AI 기반 결제 및 데이터센터 탈탄소화 분야에서도 확장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특히 기업들이 AI 모델을 일종의 반복적 컴퓨팅 인프라로 도입하기 시작하면서 주요 플랫폼에 대한 의존도도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기반 모델 시장 규모는 2030년까지 1,362억 달러(약 196조 원)로 대폭 늘어날 예정이다.

결국 AI 시대를 주도할 승자들은 강력한 네트워크 효과를 구축하고, 고유 데이터 자산을 보호하며, 규제 집약적 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하고, 기업 업무 프로세스와 깊이 통합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기업이 될 것이라고 보고서는 강조했다.

반대로 기존 ERP 시스템, 아날리틱스 플랫폼, 트럭 물류, 국방 하드웨어 및 IT 운영 분야에서 전환 속도가 더딘 기업들은 급격한 시장 이탈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고 피치북은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