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관이 사이버 공격과 시스템 장애로부터 전자 건강기록을 지키기 위한 해결책으로 ‘스페어 타이어(Spare Tire)’가 주목받고 있다. 헬스케어 전자 문서 백업 솔루션을 제공하는 스페어 타이어는 최근 300만 달러(약 43억 2,000만 원)의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이 금액은 모두 모기업인 셸터줌(ShelterZoom)의 기존 투자자들로부터 조달됐다.
이번 시드 투자는 사이버 보안 위협이 날로 심각해지는 상황에서 이뤄졌다. 미국 보건복지부(Department of Health and Human Services) 산하 민권국의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10월까지 해킹으로 인한 데이터 유출 등 보안 사고가 360건 이상 발생하며 수백만 명의 환자 정보가 유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랜섬웨어로 인해 병원 시스템이 수주간 마비되는 사례가 잇따르며, 의료 현장에선 기록 접근 불가로 인한 진료 지연과 보험 청구 차질 등 심각한 운영 손실이 초래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스페어 타이어는 병원이 EHR(전자 건강기록) 시스템을 사용할 수 없는 긴급 상황에서도 최소한의 진료 흐름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 ‘경량형 백업 플랫폼’을 제공한다. 사용자들은 약 3일치의 병원 기록, 최근 외래 진료 정보, 보험 청구용 코드(ICD-10) 문서 등을 열람할 수 있으며, 주 시스템이 복원되면 자동으로 데이터가 동기화된다.
차오 청쇼어랜드(Chao Cheng-Shorland) 스페어 타이어 및 셸터줌 공동 창업자 겸 CEO는 “단순한 정기 점검 차원의 다운타임이 아니라, 공격 후 시스템 복구에만 수 주가 걸리는 것이 이제는 현실”이라며, “우리는 메인 시스템이 복구될 때까지 병원이 계속 움직일 수 있도록 하는 ‘스페어 타이어’ 같은 존재”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그녀는 이 시스템이 기존 EHR 솔루션을 대체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스페어 타이어는 전체 기능이 아니라 병상 관리, 처방 내역, 생체 정보 등 ‘치료 연속성을 위한 필수 데이터’만 제공하는 목적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현재 이 솔루션은 100개 이상의 병원과 응급 클리닉에서 시범적으로 도입되었으며, 다수의 EHR 제공사와도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투자자로 참여한 성형외과 전문의 케빈 니니 박사는 “기술이 환자 치료를 향상시키는 동시에 큰 혼란을 일으킬 수도 있다는 것을 수십 년간 목격했다”며 “스페어 타이어는 의료진이 시스템이 멈췄을 때에도 환자와의 연결을 유지할 수 있게 해주는 현실적인 해법”이라고 평가했다.
스페어 타이어는 이번 자금을 바탕으로 대형 병원 시스템과의 대규모 개념검증(PoC)을 진행하고, 제품 확장성과 안정성을 강화할 예정이다. 또한, 다중 클라우드 장애 복구 기능 등 차기 개발 항목을 확대하며 시장 수요에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