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에이전트의 협업과 보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신생 기업 에이전트필드(AgentField)가 독자적인 오픈소스 기술 플랫폼을 선보이며 주목을 받고 있다. 해당 플랫폼은 AI 에이전트를 위한 ‘쿠버네티스-style’ 오케스트레이션을 기반으로, 각 에이전트에 위조 불가능한 암호화 신원을 부여해 AI 간의 무분별한 자동 작업 흐름을 제어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에이전트필드는 기존 인공지능 시스템이 특정 업무에 특화돼 있어, 실제 프로덕션 환경에서는 여러 AI가 협업해야 하는 구조임에도 불구하고 이들 간의 역할 분담과 권한 추적이 불가능에 가까운 형태로 진행되고 있다는 점을 문제로 꼽았다. 예를 들어 환자의 전자기록을 업데이트하는 AI가 또 다른 AI에게 금융 자산 이동까지 지시하게 될 경우, 일련의 자동 결정들이 체계적으로 추적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기존의 OAuth나 IAM 같은 인증 도구들은 인간 중심의 직관적인 사용 흐름에 맞춰 설계된 탓에 AI 사이에서 발생하는 고차원적 비동기 통신을 처리하는 데 근본적 한계를 지닌다.
에이전트필드 CEO 옥타이 고크타스는 “AI 에이전트는 로그인을 하루 한 번 하는 인력이 아니다. 이들은 수백 개의 API 상에서 초 단위로 수행되는 중요한 작업을 처리한다”며 “이런 시스템에는 기존 인증 체계가 아닌 전면적인 관리 구조의 재설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회사는 이를 위해 각 에이전트에 탈중앙화된 암호화 신원을 부여하고, 사실상 '디지털 권한 증명서'처럼 기능하는 정책 기반 오케스트레이션을 구현했다.
즉, 금융·헬스케어·물류 등 고위험 산업군에서 하나의 인공지능이 특정 작업을 수행하더라도, 그 작업이 어떤 정책에 따라 누구로부터 권한을 위임받았는지 모든 단계에서 수학적으로 검증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보안 담당자는 AI의 모든 행동에 대한 암호화된 영수증을 받게 되며, 궁극적으로 ‘AI 에이전트 경제(agent economy)’의 기본 인프라 역할을 하겠다는 게 이 플랫폼의 비전이다.
기술 총괄 산토시 쿠마르 라다는 “새벽 3시 17분에 25만 달러(약 3억 6,000만 원)의 송금이 발생했을 때, 누가 어떠한 정책 하에서 승인했는지를 명확하고 검증 가능하게 밝혀내는 것이 우리가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라며 “에이전트필드는 해당 기록이 AI 에이전트 체인을 타고 다섯 단계를 넘어가도 책임 추적이 가능하도록 한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도 이 플랫폼이 향후 기업 자동화 시장의 핵심 인프라가 될 가능성에 주목한다. 콘스텔레이션 리서치의 홀거 뮐러는 “AI 에이전트의 신원 생성 및 작업 오케스트레이션 기능은 기업들에게 큰 관심사가 될 수밖에 없다”며 “향후 기업 환경에서 AI의 디지털 발자취와 추적성은 핵심 역량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에이전트필드의 플랫폼은 현재 아파치 2.0 오픈소스 라이선스로 깃허브를 통해 공개돼 있으며, 이는 다양한 산업군에서의 자율형 AI 워크플로우에 접목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특히 금융, 에너지, 보험 등에서는 사소한 자동화 오류 하나가 대규모 보안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에이전트필드의 기술이 신뢰도 높은 제어 수단이 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