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개인의 업무 효율을 크게 높였지만 기업 생산성으로 연결되지 않는 ‘AI 생산성 역설’이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AI는 이미 이를 활용하는 개인의 생산성을 크게 높이고 있다. 그러나 기업 전체의 생산성이나 가치 상승은 그만큼 확대되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이 기술 자체보다 조직 구조 문제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분석한다.
헤비아(Hebbia)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조지 시불카(George Sivulka)는 12일 벤처캐피털 a16z 게스트 포스트에서 “AI는 이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개인의 생산성을 최대 10배까지 높이고 있지만 기업 차원의 생산성 증가는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러한 현상이 역사적으로 반복된 기술 도입 패턴과 유사하다고 설명했다. 1890년대 전기가 등장했을 때 공장들은 기존 증기 엔진 대신 전기 모터를 도입했지만 약 30년 동안 생산성 증가는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
당시 공장들은 단순히 동력 장치만 교체했을 뿐 생산 구조 자체는 바꾸지 않았기 때문이다. 실제 생산성 혁신은 1920년대 공장 구조가 전면적으로 재설계되면서 나타났다. 조립라인이 도입되고 각 장비에 개별 모터가 설치되면서 노동 방식과 생산 공정이 근본적으로 변화했다.
시불카는 현재 AI 도입도 같은 단계에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우리는 단지 모터를 교체했을 뿐 아직 공장을 다시 설계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AI 도구는 개인의 작업 속도를 높이고 있지만 조직의 의사결정 구조와 업무 프로세스가 그대로라면 기업 차원의 생산성 혁신은 제한적일 수 있다는 의미다.
그는 앞으로 기업 경쟁력은 AI 도입 자체보다 AI에 맞게 조직 구조와 업무 시스템을 어떻게 재설계하느냐에 달려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불카는 이러한 문제의 해법으로 ‘조직형 지능(Institutional Intelligence)’ 개념을 제시했다. 이는 개인 생산성을 높이는 AI 도구가 아니라 조직 전체의 의사결정과 업무 흐름을 설계하는 AI 시스템을 의미한다.
그는 조직형 AI의 핵심 구조로 ▲조직 내 인간과 AI 에이전트의 역할을 조율하는 ‘조정(coordination)’ ▲대량의 AI 생성 정보 속에서 핵심 가치를 찾는 ‘신호(signal)’ ▲사용자의 판단 편향을 교정하는 ‘객관성(bias control)’ ▲특정 업무 영역에서 경쟁력을 만드는 ‘엣지(edge)’ ▲시간 절약이 아닌 매출 확대 등 실질 성과를 만드는 ‘결과(outcomes)’ ▲AI를 실제 조직 운영에 정착시키는 ‘도입(enablement)’ 등을 제시했다.
이러한 요소들은 개인이 사용하는 생산성 AI와 달리 조직의 운영 방식 자체를 재구성하는 역할을 한다. 시불카는 앞으로 기업 AI 경쟁력은 단순한 업무 자동화가 아니라 인간과 AI 에이전트가 함께 작동하는 조직 구조를 설계하는 데서 결정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