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NVDA) 실적 발표 이후 AI 관련주 안에서 주가 흐름이 엇갈렸다. 엔비디아가 강한 실적 뒤 오른 반면 일부 대형 기술주와 AI 인프라주는 약세를 보이면서 같은 테마 안에서도 자금이 선별적으로 움직였다는 해석이 나왔다.
톰 리(Tom Lee) 비트마인($BMNR) 회장은 CNBC 프로그램에서 엔비디아의 밸류에이션이 여전히 낮다고 말했다고 블록비츠(BlockBeats)가 전했다. 그는 일부 AI 관련주의 약세가 엔비디아 비중 확대를 위한 자금 이동과 관련됐을 가능성을 거론했다.
리 회장은 엔비디아가 강한 실적을 낸 뒤 주가가 상승한 점을 주목했다. 호실적이 주가를 밀어 올리기 어렵다는 기존 흐름을 깬 사례이며, 투자자들이 여전히 기업의 기본 체력을 중시한다는 신호라는 설명이다.
엔비디아는 AI 반도체 수요를 대표하는 기업으로 꼽힌다. 생성형 AI 확산 이후 그래픽처리장치(GPU)와 가속기 수요가 늘면서 엔비디아 실적은 AI 투자 사이클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로 쓰여 왔다.
실적 발표 뒤에는 엔비디아뿐 아니라 세일즈포스(Salesforce·$CRM), 크라우드스트라이크(CrowdStrike·$CRWD), 옥타(Okta·$OKTA) 등 소프트웨어주도 함께 강세를 보였다. 리 회장은 이를 AI 하류 부문 거래가 시장에서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진 결과로 해석했다.
반면 메타(Meta·$META), 아마존(Amazon·$AMZN), 알파벳(Alphabet·$GOOGL), 에이엠디(AMD·$AMD), 마이크론(Micron·$MU) 등 일부 AI 관련주는 약세를 보였다. 리 회장은 일부 투자자가 엔비디아를 낮은 비중으로 보유하고 있었고, 비중을 늘리기 위해 다른 기술주를 팔았을 수 있다고 봤다.
이 해석은 AI 관련주 전체에서 자금이 빠져나갔다는 설명과는 다르다. 같은 AI 테마 안에서도 반도체, 소프트웨어,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인프라가 서로 다른 평가를 받는 국면이라는 뜻에 가깝다.
리 회장은 엔비디아의 이익 전망이 크게 상향됐지만 주가는 이를 완전히 따라가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주가수익비율(PER)이 여전히 낮아지는 흐름이라며 현재 밸류에이션이 낮다고 평가했다.
PER은 주가를 주당순이익으로 나눈 지표다. 이익 전망이 빠르게 높아지는데 주가 상승 속도가 그보다 느리면 PER은 낮아질 수 있어, 시장에서는 해당 기업의 평가 수준을 비교할 때 활용된다.
다만 리 회장의 발언은 엔비디아 주가 방향을 단정한 전망이 아니다. 실적 전망과 주가 반응 사이의 간격을 설명한 시장 코멘트로, 향후 가격 흐름은 추가 실적과 수급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미국 AI 인프라를 둘러싼 정치 변수도 함께 언급됐다. 리 회장은 데이터센터 건설이 미국 중간선거의 정치 이슈로 떠오르고 있으며, 일부 공화당 우세 지역과 데이터센터 개발에 우호적이던 지역에서도 관련 프로젝트 중단을 검토하는 움직임이 있다고 설명했다.
데이터센터 건설 논란은 AI 인프라 관련주 부진과 자금의 AI 하류 부문 이동을 설명하는 요인 중 하나로 제시됐다. 리 회장은 AI 거래가 실적과 정책 위험을 함께 반영하는 국면에 들어섰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데이터센터는 AI 모델 학습과 서비스 운영에 필요한 서버, 전력, 냉각 설비를 모아 둔 기반 시설이다. 통상 AI 인프라 투자는 반도체와 전력 설비, 냉각 장비, 부동산 개발까지 연결되지만 지역 사회에는 전력망 부담과 환경 논란을 남길 수 있다.
이번 발언은 암호화폐 시장과도 맞닿아 있다. 리 회장이 이끄는 비트마인은 이더리움(ETH) 보유 기업으로 알려져 있으며, 본지도 앞서 비트마인이 ETH 매수 규모를 키웠다고 전한 바 있다.
리 회장은 이번 발언에서도 AI 거래의 무게가 소프트웨어와 애플리케이션 등 하류 영역으로 옮겨갈 수 있다는 해석을 내놨다. 이는 엔비디아 실적 이후 반도체와 인프라, 소프트웨어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지 않았다는 점을 설명하는 대목이다.
엔비디아 실적 이후 시장의 초점은 AI 투자 자체보다 어느 구간에 자금이 남아 있는지로 옮겨졌다. 리 회장의 발언은 AI 반도체, 소프트웨어, 데이터센터 인프라가 같은 흐름 안에서도 다른 평가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짚은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