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관련주가 다시 반등하는 가운데 그래픽처리장치(GPU) 판매량보다 AI 모델 개발사의 매출 성장 여부가 핵심 변수라는 분석이 나왔다. 모델 매출 기대가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투자 수익성을 좌우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KB증권은 10일 AI 모델 개발사가 토큰을 판매해 매출을 만들고, 하이퍼스케일러와 네오클라우드가 토큰 생산을 위한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는 구조에 주목했다. 반도체와 전력 기업은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장비와 인프라를 공급한다.
이 구조에서는 AI 모델 개발사의 매출 성장 기대가 약해질 경우 데이터센터 투자 수익성에 대한 의문이 커진다. 부담은 데이터센터 운영 기업을 거쳐 반도체와 전력 관련주로 번질 수 있다.
최근 석 달 동안 AI 관련주가 흔들린 배경에도 같은 구조가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AI 모델의 매출 성장 속도가 늦어지면 대규모 데이터센터 투자와 GPU 수요를 정당화하기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분위기는 오픈AI가 9월 3일 GPT-6 아스트라를 공개하면서 달라졌다. 오픈AI는 코딩·리서치·컴퓨터 사용·복잡한 다단계 업무 수행 능력을 개선했다고 밝혔다.
오픈AI가 GPT-6 아스트라를 제한된 조직부터 배포하고 유료 플랜과 개발자 API로 순차 제공한 내용은 AI 모델의 활용 범위가 업무 영역으로 넓어지는 흐름을 보여준다.
KB증권은 아스트라가 경쟁사와의 성능 격차를 보여주면서 AI 모델 개발사의 매출 성장 기대가 다시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이는 모델 개발사의 수익화 가능성이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투자 판단에 직접 연결된다는 의미다. AI 인프라를 공급하는 기업의 실적 기대도 모델 사용량과 매출 확대 여부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소프트웨어 기업을 둘러싼 평가도 바뀔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연초 앤트로픽이 업무용 AI 도구 ‘클로드 코워크’를 공개하면서 기존 업무용 소프트웨어가 AI 모델에 대체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이후 중국 오픈웨이트 모델이 확산하면서 AI 모델의 범용화 가능성이 부각됐다. 동시에 AI로 기능을 강화하는 소프트웨어 기업에 대한 시선도 일부 회복됐다.
김일혁(Kim Il-hyeok) KB증권 연구원은 “모델 성능이 강해질수록 과거에는 소프트웨어 바깥에서 처리하던 업무 흐름 일부를 AI 모델이나 실행환경이 직접 수행하면서 소프트웨어 기업이 쌓아온 체계의 가치가 약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AI 모델이 업무 과정에 직접 관여할수록 기존 소프트웨어의 역할이 줄어들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 연구원은 “AI 모델 간 경쟁이 심해지면서 기업들이 토큰 비용 관리와 예산 통제를 중요하게 보고 있다”며 “기업이 비용 통제와 권한 관리 등에 힘쓸수록 소프트웨어 기업의 가치가 덜 훼손될 것”이라고 말했다.
토큰은 AI 모델이 입력과 출력을 처리할 때 사용하는 데이터 단위다. 기업이 모델을 많이 사용할수록 관련 비용이 늘어날 수 있어 사용량 관리와 권한 통제가 소프트웨어 기업의 역할로 남을 수 있다.
AI 산업의 투자 흐름은 GPU와 데이터센터를 확보하는 단계에서 모델 사용량과 매출을 확대하는 단계로 이어질 수 있다. 모델 개발사의 매출 성장과 기업의 토큰 비용 관리가 AI 인프라와 소프트웨어 기업의 평가를 좌우할 주요 변수로 제시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