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CLARITY 법안 표결 임박…“블록체인 산업 규칙 세우는 전환점”

2025년 미국 디지털 자산 시장 명확화법안 ‘CLARITY 법안’이 미 의회에서 표결을 앞두고 관심을 모으고 있다. 완벽한 법안은 아니지만, 해당 법안이 통과된다면 미국은 블록체인 산업에서 세계적인 리더십을 공고히 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비탈릭 부테린 등이 속한 웹3 업계에서 법률 자문을 맡고 있는 컨센시스(Consensys) 소속의 선임 법률 고문 빌 휴즈(Bill Hughes)는 CLARITY 법안이 수년간 양원, 양당 간 합의를 거쳐 발전해온 실질적인 진전이며, 기존 시장 구조보다 월등히 향상된 틀을 제공한다고 평가했다. 그는 “완벽한 법률은 없으며, 그런 기대는 오히려 개혁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해당 법안이 마치 암호화폐 기업에 주는 조기 성탄 선물처럼 비춰질 수 있다는 비판을 제기했지만, 이는 사실과 거리가 멀다는 반론도 나온다. 객체화된 컴퓨터 네트워크에 맞춘 정교한 규제 원칙과 프로젝트별 분산화 기준을 명확히 제시했다는 점에서, 업계뿐 아니라 규제 당국의 기대에도 부합한다는 것이다.

CLARITY 법안은 분산화된 네트워크가 기존의 블랙박스형 중개 시스템을 대체하도록 유도하며, 보다 투명하고 공정한 시장 환경을 조성해나가는 방향으로 설계됐다. 적응에 실패한 개발자나 기업은 전통적인 규제를 적용받게 되며, 반대로 새로운 혁신 기업은 미국으로 유입돼 글로벌 기술 주도권을 미국이 가져가는 기회를 마련할 전망이다.

단, 블록체인 업계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최근 법안 초안은 블록체인 개발자가 P2P 방식으로 파생상품과 선물 거래를 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하지 못하게 하고 있다. 이는 지나치게 제한적인 조항으로 지적되며, 향후 수정안이나 별도 정책을 통해 보완돼야 할 여지가 있다는 시각도 있다.

이와 같은 균형 잡힌 접근법은 CLARITY 법안이 단순히 암호화폐 로비의 결과물이 아님을 방증한다. 블록체인 개발자들이 탐탁지 않게 느끼는 조항이 다수 포함됐다는 점에서 현실적인 타협의 산물이라는 판단이다. 하지만 이 모든 불만 요소들을 감안해도, 해당 법안이 소비자와 혁신가, 미국 경제에 제공할 수 있는 긍정적 효과는 훨씬 크다는 평가다.

현재 하원에서는 이번 주 내 법안을 통과시킬 가능성이 높으며, 이후 상원 금융위원회와 농업위원회에서 논의가 이어질 계획이다. 일반적으로 상원은 자체 법안을 선호해 하원안을 무시하는 경향이 크지만, 이번에는 효율성과 시간의 중요성이 부각되며 CLARITY안을 중심으로 논의가 전개될 전망이다.

규제기관 측면에서도 CLARITY는 긍정적이다. 현재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는 기존 금융시장과는 성격이 다른 암호화폐 시장을 규제해야 하는 이중의 부담을 떠안고 있다. 법적 기반이 불분명한 상태에서 적극적인 규제를 요구받았다. CLARITY 법안은 이들 기관이 일관된 규제 체계를 구축하고, 동시에 혁신을 존중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는 구조다.

만약 올해 미국 의회에서 해당 법안이 최종 처리된다면, 이는 블록체인 산업뿐 아니라 미국 기술 혁신 전체에 있어 전환점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통과되는 법안이 다소 미흡하더라도, 기존의 무규제 상태보다는 월등히 나은 틀을 제공하는 만큼 미국이 디지털 경제의 규범을 선점하고, 차세대 혁신을 이끄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