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 컴퓨터 시대를 대비하는 새로운 블록체인 보안 기술이 등장했다. 수이(SUI) 리서치가 양자 연산으로 인한 위협에 대응할 수 있는 하드포크 없는 보안 전환 장치를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네트워크나 지갑 주소를 바꾸지 않아도 되어 기존 인프라의 부담을 최소화하면서도 강력한 보안성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암호학자인 코스타스 찰키아스(Kostas Chalkias)는 17일 X(구 트위터)를 통해 수이 리서치와 함께 공동 저술한 논문을 공개하며, 이를 “일부 블록체인을 위한 양자 전환의 획기적인 진전”이라고 평했다. 그는 이번 기술이 수이(SUI)를 비롯해 솔라나(SOL), 니어프로토콜(NEAR), 코스모스(ATOM) 등 최신형 프로젝트에서는 적용 가능하지만, 비트코인(BTC)과 이더리움(ETH)처럼 기존 구조가 정형화된 블록체인에는 적용이 어렵다고 덧붙였다.
찰키아스는 “지금까지 알려진 바로는 이는 최초의 양자 안전 백워드 컴패터블 업그레이드 방식”이라며 “계정 동결이나 네트워크 분기로 이어지는 하드포크 없이 지갑을 양자 보안으로 전환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연구에 직접 참여하지 않은 언스토퍼블 월렛(Unstoppable Wallet)의 연구원 댄 다디바요는 “지난 수년간 가장 의미 있는 암호학적 혁신 중 하나”라며 이 논문의 가치를 평가했다. 그는 “주소 재설정이나 서명 갱신, 하드포크 없이 양자 컴퓨터에 대비한 보안 강화를 가능하게 한다는 점에서, 실질적인 적용 가능성과 파급력이 매우 크다”고 분석했다.
현재 블록체인에서의 하드포크는 시스템 내 구조적 단절로 받아들여진다. 이는 기존 노드가 새로운 형태의 블록을 검증할 수 없게 만드는 만큼, 일부 참여자가 따르지 않을 경우 네트워크가 양분될 가능성도 있다. 비트코인에서 파생된 비트코인캐시(BCH)나, 이더리움에서 분리된 이더리움클래식(ETC)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처럼 기존의 하드포크 방식이 가지는 분열의 위험 없이, 양자 위협에 대비할 수 있는 해법이 등장하면서 앞으로의 블록체인 보안 패러다임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수이를 포함한 일부 네트워크는 이번 기술 도입을 통해 양자 시대에도 생존 가능한 생태계 전환을 선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