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플(XRP)의 디파이(DeFi) 생태계가 한풀 꺾이며 성장 정체 조짐을 보이고 있다. 최근 집계된 자동화 마켓메이커(AMM) 풀의 락업 물량이 큰 폭으로 줄어든 가운데, 리플의 온체인 지표 전반에서 사용량 감소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시장 데이터 플랫폼 XRPSCAN에 따르면, 8월 28일 기준 XRP 원장 기반 AMM 풀에 락업된 토큰 수는 약 1,172만 9,984개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11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한때 1,400만 개까지 치솟았던 물량이 4개월 만에 크게 축소된 것이다. 환산하면 현재 시세 기준으로 약 878억 원 규모에 달한다. 이 같은 물량 감소는 투자자 신뢰가 다소 약화됐음을 보여주는 지표로 해석된다.
이와 동시에 XRPL에 등록된 총 거래쌍 수는 1만 9,953개로 유지되며, 신규 풀 추가는 제한적인 상황이다. 8월 28일 기준 활성화된 AMM 풀은 2만 2,053개로 집계됐지만, 전체 락업 규모의 감소 추세를 상쇄하기에는 역부족인 모습이다. 이처럼 토큰 유동성 공급자들이 점진적으로 자금을 회수하는 양상은 불안정한 시장 여건과 지속되는 가격 횡보세가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XRP는 최근 들어 뚜렷한 상승 모멘텀 없이 3달러선에서 힘겹게 버티며 반복적인 가격 조정을 겪고 있다. 이는 디파이 플랫폼 참여를 유도할 유인이 약화된 것으로 작용하고 있다. 업계에선 일정 기간 자본 유출이 이어질 경우, XRPL 내 주요 프로토콜의 성장성 확보에도 제약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다만 Total Value Locked(TVL) 기준 전반적인 XRP 원장 내 디파이 자산 규모는 안정적이다. 디파이 전문 분석 플랫폼 디파이라마에 따르면, 8월 28일 기준 XRPL의 TVL은 9,947만 달러(약 1,384억 원) 수준을 유지하며 전일 대비 변동이 없었다. 특히 XRPL 탈중앙화 거래소(DEX)의 기여도가 높아 TVL 중 약 8,000만 달러(약 1,112억 원)를 차지하면서 여전히 메인 스트림 프로토콜의 역할을 견지하고 있다.
한편 놀랍게도 스테이블코인 시장만큼은 소폭 반등했다. XRPL 내 스테이블코인 시가총액이 한 주 사이 2.2% 증가해 1억 6,808만 달러(약 2,337억 원) 규모에 이르렀다. 이는 실물 자산 기반 토큰에 대한 투자자들의 선호도가 전반적인 불확실성 속에서 상대적으로 높아졌음을 시사한다.
전문가들은 XRP 기반 생태계가 현재 '자산 유지' 국면에 접어든 만큼, 명확한 가격 반등이나 신규 파트너십이 없다면 유동성 회복에는 시간이 더 걸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리플의 향후 전략적 조정과 발빠른 생태계 확장이 시장 전환점이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