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의 도박 규제 당국이 국제축구연맹(FIFA)이 2026년 월드컵을 앞두고 판매한 ‘Right-to-Buy’(RTB) 토큰에 대해 도박 관련 법규 준수 여부를 검토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공식적인 위법 혐의가 제기된 상황은 아니며, 규제 당국은 사안을 보다 면밀히 들여다보고 있다.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스위스 도박 감독청(Gespa)은 해당 RTB 토큰이 단순한 조건부 구매권인지, 아니면 실제 도박적 성격을 띠는지를 판단하기 위한 예비 조사를 진행 중이다. RTB 토큰은 NFT(대체불가능토큰) 형식으로 발행되며, FIFA의 자체 NFT 플랫폼에서 매매 및 거래가 가능하다. Gespa의 마누엘 리차드 국장은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아직 어떤 불법 행위나 위반 사실이 보고된 것은 아니며, 단지 사실관계 확인을 위한 초기 조사 단계"라고 설명했다.
해당 토큰은 실제 입장권은 아니지만, 특정 경기 티켓을 현장가에 구매할 수 있는 우선권을 부여하는 메커니즘을 갖는다. FIFA 공식 웹사이트에 따르면, 사용자는 RTB 토큰을 소유함으로써 특정 팀이 본선에 진출했을 경우 관련 티켓을 우선 구매할 수 있다. 이 방식으로 팬들에게 한정된 기회를 제공하면서, 동시에 NFT 거래 기능을 활성화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2024년 월드컵 결승전을 위해 처음 도입된 RTB 토큰은 총 1,000개가 발행됐다. 이들 토큰은 팀 성적 조건부로 발동되며, FIFA의 웹3 파트너 모덱스(Modex)가 구축한 NFT 마켓플레이스를 통해 2차 시장에서 거래도 가능하다. 특정 팀이 월드컵 진출에 실패할 경우 RTB 권리는 무효화되기에, 토큰의 실효성은 불확실성을 내포한다.
FIFA의 NFT 발행 모델은 블록체인 기반 혁신이라는 평가와 함께, 거래성과 투기성 사이에서 논란을 야기한 바 있다. 스위스 규제 당국은 이러한 특성들이 기존 도박 법률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파악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NFT와 스포츠 티켓의 결합이라는 새로운 형태가 규제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지는 않은지, 이번 조사는 그 물음을 겨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