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용 블록체인 솔루션을 개발하는 리플(Ripple)이 글로벌 재무 관리 플랫폼 지트레저리(GTreasury)를 인수하며 기업 재무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번 인수 금액은 전체 10억 달러(약 1조 3,900억 원)로, 리플 역사상 최대 규모 가운데 하나로 평가된다.
리플의 브래드 갈링하우스(Brad Garlinghouse) CEO는 이번 인수를 두고 “구식 결제 시스템에 막혀 있는 천문학적인 자본을 해방시킬 수 있는 중요한 전환점”이라며, 이를 통해 글로벌 재무 관리자들이 자금 운영을 보다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리플은 최근 몇 년간 블록체인 기반 결제와 유동성 솔루션을 확대해 왔으며, 지트레저리 인수를 통해 기업 고객을 위한 종합 솔루션 제공 역량을 강화할 전망이다.
리플의 모니카 롱(Monica Long) 사장도 “이번 인수로 전 세계 기업들이 자금을 보다 빠르고 저렴하게 이동시킬 수 있으며, 연중무휴로 자산을 효율적으로 운용하고 성장시킬 수 있는 기회가 열린다”고 설명했다. 그녀는 특히 글로벌 레포(Repo) 시장 접근성과 수익 창출 가능성에서 새로운 기회가 열릴 것으로 내다봤다.
지트레저리는 설립 40년이 넘은 전통 있는 재무 관리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아메리칸 에어라인, 히타치 등 굵직한 글로벌 고객사를 확보하고 있다. 해당 플랫폼은 기업들이 현금 및 유동성을 중앙에서 통합 관리하고, 미래의 자금 수요까지 예측할 수 있게 해준다. 이러한 기능은 기존 리플 솔루션에 더해 더욱 정교한 현금 관리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는 기반이 될 전망이다.
이번 인수는 리플이 지난 4월 약 12억 5,000만 달러(약 1조 7,375억 원)에 인수한 프라임 브로커리지 회사 히든 로드(Hidden Road)에 이은 또 하나의 대형 M&A다. 연이어 진행된 이들 인수는 리플의 전략이 단순 암호화폐 기반 결제를 넘어, 기업 금융 전반에 걸친 종합 금융 인프라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번 거래는 기업들이 가진 자금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려는 수요와, 블록체인이 제공하는 실시간 처리 능력 간의 시너지 창출 가능성을 극대화할 것으로 보인다. 리플은 향후 CFO(최고재무책임자)를 위한 포괄적 자산 운용 도구로 자사 서비스를 자리매김하려는 계획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