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인터내셔널이 글로벌 결제 시스템의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하기 위해 JP모간의 블록체인 기반 결제망 ‘키넥시스(Kyness)’ 도입에 나섰다. 기존 무역대금 송금 방식보다 훨씬 짧은 시간 내 결제가 가능해지면서, 국내 기업으로서는 첫 사례가 되는 블록체인 기반 무역 송금 방식이 상용화될 가능성에도 눈길이 쏠린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10월 21일 JP모간체이스은행 서울지점에서 JP모간 키넥시스와 업무협약(MOU)을 맺고,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글로벌 결제 시스템을 도입하기로 했다. 이번 협약을 통해 양측은 디지털 자산 기반 결제 시스템부터 무역금융의 효율화, 기업의 디지털 전환(DX)까지 금융 전반에 걸친 협력 관계를 확대하게 된다.
JP모간 키넥시스는 자체 개발한 블록체인 네트워크 ‘키넥시스 디지털 페이먼츠’를 통해 다국적 기업 간 대금 결제를 실시간 처리하는 시스템이다. 기존의 국제 송금 절차는 여러 중계은행을 거쳐 통상 1~2일이 걸렸지만, 키넥시스 시스템은 송금인과 수취인을 직접 연결해 수분 내 결제를 가능하게 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이에 앞서 지난 10월 15일, 자사의 싱가포르 법인과 미국 법인 간 무역대금을 키넥시스를 통해 실제로 송금해 시스템의 안정성과 실제 적용 가능성을 검증했다. 회사 측은 이번에 국내 기업 최초로 블록체인 기반 무역 결제를 실행에 옮긴 점을 강조하며, 향후 연간 약 4만 건에 달하는 자체 해외 송금의 자금 운용 효율성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이번 협약 외에도 최근 일본계 글로벌 은행들과 스테이블코인(가격 변동이 적은 암호화폐)을 활용한 결제 시스템과 자금조달의 다변화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 이는 디지털 통화와 블록체인 기반의 금융수단을 활용해 글로벌 무역 대금 정산 및 운용 프로세스를 혁신하려는 흐름 속에서 나온 포석으로 읽힌다.
이 같은 추세는 국제금융 환경의 디지털화, 특히 블록체인 기술 기반의 실시간 결제 시스템 보급 확대와 궤를 같이하며, 향후 대기업뿐 아니라 중소·중견 수출입 기업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자금 운용 효율성과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 분명한 성과가 확인될 경우, 기업 간 금융 거래 방식 전반에 구조적인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